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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살이세요”…아이에게 존댓말 쓰면 멍청해보이나요? ‘시끌’

“몇살이세요”…아이에게 존댓말 쓰면 멍청해보이나요? ‘시끌’
신체 접촉 놀이(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부모가 꼭 서로 존댓말을 써야 아이에게 존댓말 가르치는 거 가능 하려나요?(네이버카페 가정교육맘)

“부모가 아이에게 존댓말 반말 뭐가 맞는 건가요?”(몰테일 스토리)

“아이에게 왜 존댓말을 쓰지 말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아이에게 존댓말을 쓰면 위계질서의 혼란이 온다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네이버 카페 가정교육맘)

2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써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공방이 뜨겁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들에게 존댓말 쓰면 멍청해 보이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20대 중반정도 되었다는 글쓴이는 이날 황당한 일을 겪어 글을 남긴다고 했다.

글쓴이는 “오늘 친구가 저한테 받아갈게 있어서 집에 왔다. 친구 갈 시간이 되어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데 아이가 타서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해 나도 ‘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받아줬다”며 “그런데 (친구가 내리자마자) 폭소를 터트리며 ‘너 모지리야. 모지리’ 이러면서 왜 애한테 존대를 사용해 하냐고 멍청해 보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는 원래 잘 모르는 사이엔 존댓말을 쓴다고 했더니 얼굴을 바보 흉내 내듯이 입을 쭉 내밀고서는 입 짧은 소리로 ‘안냐세요 안냐세요 바보아입니다’하는 소리를 내면서 계속 웃더군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너 이런 줄 몰랐는데 성격 진짜 이상하다. 내가 너한테 그러라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무례하게 굴어?’ 이랬더니 그 친구가 정색을 하면서 아이들한테 존댓말 쓰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그게 더 예의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을 하던데 아이들에게 존댓말 쓰면 정말 그렇게 멍청해 보이고 예의에 어긋나나요?”라고 물었다.

글쓴이는 이어 “그 일로 친구랑 싸워서 너무 어이없기도 하고 만약 제가 모르는 그런 애들한테는 무조건 반말해야 된다는 예의가 있었다면 친구한테 사과하겠다. 아니면 제가 사과 받고 싶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누리꾼들은 “초면에는 애나 어른할거 없이 다 존댓말 씁니다” “요즘 애들도 반말 하면 뭐라고 해요..친구가 이상하네요” “저도 엘베에서 초등학생이 안녕하세요~하면 안녕하세요~로 대답해요; 상대방이 존대하면 자연스럽게 나도 존대하게 되지 않나요” 등등 글쓴이 생각을 동의하는 댓글이 대부분 이었다.

반면 “아이한테는 존댓말 쓰는거 아니래요” “멍청해 보이는건 아닌데 괜히 남한테 유식해보이려고 하는거 같아 보이긴 함”이라는 반대 입장도 있다.

최옥채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존댓말을 사용하게 되면 말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고 신중해지게 된다”며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른들의 존댓말을 듣게 되면 아이는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