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CI.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주요 기업 절반 이상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지난 25일 공개한 ‘탄소중립보고서-제로노믹스’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제로노믹스는 탄소중립 환경으로의 전환에 대한 경제성을 평가하는 연구 보고서로 SC그룹은 탈 탄소 목표 대비 기업들의 탄소중립 전환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자 지난 2020년 9~10월 전 세계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주요 대기업 고위 경영자) 250명과 투자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와 연구를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탈 탄소 목표와 실제 실행 수준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즈니스 리더의 55%는 자사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향해 빠르게 전환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금융 지원(전환 비용 조달)을 꼽았다. 또 글로벌 기업의 85%는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을 위해 높은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이 필요할 것이라는 응답도 59%에 달했다.
파리기후협약 목표 달성을 충실히 지원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7%에 그쳤다. 특히 탄소집약적 산업과 신흥시장 기업들이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에 가장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71%는 2020년부터 10년동안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주요 조치들을 2030년 이후로 미루겠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기업의 67%는 탄소중립 전환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금융 지원을 꼽았다. 또 약 64%는 적정한 비용의 대체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탄소중립 전환이 저해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60%는 투자자들의 지원 부족을 상당한 장애 요인으로 생각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눈 앞의 생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탓에 글로벌 기업의 52%는 중단기적인 수익 극대화를 위해 탄소중립 전환을 미루고 있다고 답했다.
탄소중립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복수응답에서는 응답 기업의 81%가 표준화된 탄소중립 평가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탄소중립과 관련한 서로 다른 정의, 표준화되지 않은 평가 방법 및 체계, 공시와 보고 요건 등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또한 81%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관행 정착을 통한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증대를 꼽았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전환에 따른 재무적 이점이 커져야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79%는 탄소중립 상품·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로 탄소중립 전환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가 확대되면 2050년까지 전세계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북아시아(한국·일본) 비즈니스 리더의 경우 약 70%가 파리기후협약 목표 달성을 충실히 지원하고 있다고 응답해 전 세계 응답 결과(47%)와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응답자의 80%가 탄소배출 저감기술의 부족을 탄소중립 전환의 가장 큰 장애물로 응답해 전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51%)와 상당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아울러 87%는 짧은 CEO 임기 탓에 탄소중립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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