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작·신뢰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던 '실시간 검색어'가 폐지된 이후 정보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재개해달라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 실검 폐지 후 "사회 이슈 모르겠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네이버는 2005년 5월부터 시작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16년 만에 완전 폐지했다. 앞서 다음도 지난해 2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실시간 검색어가 사라지자 정보를 습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실시간 검색어는 사회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이슈를 키워드로 나타내고, 각종 사건을 알리는 기능을 해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 먹통' 현상이 일어났을 당시 상당수의 이용자들은 원인도 모른 채 발만 굴러야 했다. 이후 해당 문제가 구글 안드로이드 관련 오류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실시간 검색어가 있었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관련 기사에는 "실검이 있었다면 진작에 알고 해결했을 것인데. 실검이 국민들의 눈과 귀 역할을 해줬다는 걸 깨닫는다" "실시간 검색어가 현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쓰이지 못했던 것"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 같은 인식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시장조사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가 19~50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검 확인 이유를 조사한 결과 '현재 이슈를 가장 빠르게 알 수 있기 때문에'가 65.9%로 1위, '세상 돌아가는 이슈를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어서'가 50.8%로 2위를 기록했다.
30대 직장인 황모씨는 "실시간 검색어가 없으니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며 "일 하기도 바쁜데 뭐가 이슈인지 누가 알려주면 편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씨는 "지하철이 지연되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와서 상황을 파악하기 쉬웠다"며 "그동안 떠먹여 주는 정보에 얼마나 길들여졌는지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실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가 폐지되기 전에는 이를 두고 여론조작·신뢰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 과정에선 지지세력과 반대세력이 엇갈리면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올리기 운동이 벌어졌다. 이후 정치·사회와 관련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 올리기'는 단골처럼 등장했다. 온라인 트렌드 반영이라는 실시간 검색어의 목적과 거리가 있는 셈이다.
이에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검색어를 사용자 개개인의 관심사에 맞도록 개편하고, 선거 기간 동안에는 실검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는 등 논란에 대처하기도 했다.
네이버 측은 "실시간 검색어가 폐지된 이후 트래픽에서의 변화는 거의 없다"라며 "이용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각적인 정보를 원하는 이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연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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