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3만9천여가구 분석
"2011년부터는 가구당 수익 2배
분양원가 미공개 부풀리기 논란"
SH "시세 60∼80% 산정한 것"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지난 14년간 공공아파트 분양으로 챙긴 이익이 3조1000억원을 넘는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임한 9년 동안 가구당 1억1000만원의 수익을 챙겨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대비 수익발생 규모가 2배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박원순 시절, 공급 줄었는데 수익 2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가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분양한 27개 지구 3만9217가구의 분양원가와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SH공사가 하태경 의원실에 제출한 '2007년 이후 지구별·단지별 분양가 공개서'를 분석한 결과다.
분양수익은 오 시장 재임기인 2007~2009년에는 SH공사가 스스로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했고, 박 시장 재임기(2010~2020년)에는 수익공개가 비공개로 전환돼 경실련이 자체 추정한 분양원가 추정치를 토대로 했다.
분양원가 중 토지비는 택지조성원가에 금융비용 이자 등(조성원가의 10%)을 포함한 후 용적률을 고려한 값이며, 건축비는 분양시점을 고려해 평당 450만~600만원까지 차등 적용했다.
분석 결과 지난 14년간 SH공사의 분양수입은 총 15조5000억원이다. 여기에 경실련이 추정한 분양원가의 합은 총 12조4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 규모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임시장 재임기별로는 오 시장 재임 당시 분양한 2만2653가구에 대한 분양수익은 1조1971억원으로, 가구당 5000만원의 수익을 냈다. 박 시장 재임 시절에는 1만6582가구를 분양해 분양수익 1조8719억원, 가구당 1억1000만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오 시장 시절 대비 공공아파트 공급량은 줄어든 반면 수익은 2배가 넘었다.
■"분양원가도 공개 안해"
규모별로는 소형(전용 60㎡ 이하) 주택의 경우 오 시장 시절에는 가구당 280만원의 손실을 봤지만, 박 시장 시절에는 반대로 가구당 1억4000만원에 달하는 수익이 났다. 중대형(60㎡ 초과) 주택도 오 시장 시절 가구당 6000만원 이익이 난 가운데 박 시장 시절에는 가구당 9600만원으로 수익이 증가했다. 지구별 아파트 분양수익이 가장 많은 지구는 마곡지구로 4601억원, 가구당 평균 1억1000만원의 수익이 추정된다. 두번째로는 위례신도시로 추정수익은 3708억원, 가구당 2억2000만원 수익이 추정된다.
경실련은 "오 시장 때 자발적으로 공개했던 분양원가를 박 시장 시절부터 공개하지 않은 것이 원가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취하도록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박근혜정부의 택지비 감정가 책정방식 등으로 분양 거품이 심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SH공사가 주택을 팔지 않았을 경우 서울 아파트 평균값이 지난달 기준 10억8000만원이므로 약 42조3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SH공사는 부채감소와 임대주택 사업비 보전을 위해 아파트 분양과 택지판매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팔지 않고 보유할 경우 14배 자산이 증가하는 등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이와 관련, "2007~2020년에 분양한 공공주택은 최소한의 수익으로 분양가격을 산정(시세 60~80%)했다"며 "원가 수준의 분양주택 공급은 지방공기업법 신규투자사업의 타당성 검토 의무에 따라 적자사업은 추진이 어렵고, 또 다른 심각한 '로또분양' 양산이라는 측면에서 현실적 도입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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