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연일 자성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사과 메시지를 통해 이탈한 중도층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반면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와 달리 야당 탓을 이어가고 있어 엇박자가 나는 상황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서울 정릉시장 유세에서 “요새 부동산 때문에 시민 여러분 화나고 속상하신 것 잘 안다”며 고개를 숙였다. 며칠 전엔 “통렬한 반성을 한다”고 했다. LH 사태에 대해서도 “미리 단속하지 못했을까, 굉장히 후회되고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한 반성도 나왔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광역단체장들의 성희롱 문제들에 솔직하지도 않았고 담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았다”며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개별 의원들은 지도부와 다른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김경협 의원은 전날 “임대차 3법이 통과되기 직전에 임대료를 대폭 올렸다면 법 탓인가, 아니면 법안 통과가 늦어졌기 때문인가”라며 “임대차 3법을 반대하던 자들은 문제의 본질을 교묘하게 왜곡한다”며 ‘전셋값 논란’으로 경질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옹호했다. 그는 “(김 전 실장이 아니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임대료가 급등한 이유는 임대차 3법 탓’이라고 말한 것을 반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준병 의원은 선거유세 현장에서 “2011년 보궐선거를 자초한 장본인이 오 후보”라며 “본인은 보선 자체를 자초한 장본인이면서도 이번 보선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피해호소인’ 논란으로 박영선 캠프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고민정 의원은 유세 중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런 감성적 메시지는 오히려 비판적 시각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인터뷰 등을 통해 연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해 여당에 오히려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이 강성지지층만 바라보며 민심에 둔감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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