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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위기 미얀마 떠나라" 美, 공무원 강제 철수

"내전 위기 미얀마 떠나라" 美, 공무원 강제 철수
지난달 19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민주화 시위대가 쿠데타 군부를 비난하며 "우리를 도와 달라. 인권유린 범죄를 멈춰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무부가 최근 내전 임박설이 퍼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모든 비필수 인력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국무부는 시위대를 향한 미얀마 군부의 무차별 총격을 규탄하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군부와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발표에서 미얀마에 주재하는 미국 공무원 가운데 비필수 인력과 해당 인원의 부양가족에게 미얀마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국무부는 지난 2월 14일 비필수 인력의 자진 출국을 권했으나 이번 조치를 통해 출국을 강제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미얀마를 현지 군부가 바꾸기 전에 옛 명칭인 ‘버마’라고 부르면서 “국무부는 미 공무원과 부양가족, 일반 미국 시민들의 안전과 안보가 최우선 목표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미 대사관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앞으로도 제한적인 영사 및 비자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의 미국 시민들에게 향후 영사업무가 추가적으로 제한되는 상황을 감안해 자신의 상황을 재평가하고 만약 미얀마를 떠나려 한다면 “할 수 있는 한 빨리 떠나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에서는 군부의 유혈진압이 계속되면서 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30일 발표에서 지난달 쿠데타부터 이날까지 군부에 의해 사망한 민간인이 최소 521명이라고 밝혔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이후 29일 기준 35명의 아이들이 살해됐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태국 정부와 휴전에 들어갔던 국경지역 반군들은 군부가 계속해서 유혈사태를 벌이자 군부와 싸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타앙 민족해방군, 미얀마 민족민주동맹군, 아라칸군 등 미얀마 무장반군 단체들은 "만약 그들이 멈추지 않고 사람들을 계속 죽인다면 우리는 시위자들과 협력하고 반격할 것"이라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샨족복원협의회(RCSS)도 29일 외신을 통해 군부의 탄압이 계속된다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에 나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다국적 기업들에게 군부와 거래를 끊으라고 요구했다. 그는 30일 인터뷰에서 "이번 폭력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군부가 "5살 어린 아이를 살해하는 등 군 통치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점점 더 불안하고 끔찍한 폭력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은 "전 세계 나라와 기업들은 버마 군부를 지원하는 기업에 상당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며 "그런 투자를 살펴보고 국민의 뜻에 반하는 군부가 유지되는데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거부하는 수단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미얀마 군부 소유 대기업인 미얀마경제공사(MEC)와 미얀마경제지주사(MEHL)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지 시민단체들은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 기업들이 여전히 미얀마 군부 소유 대기업과 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