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서 촬영한 월스트리트 표시.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가족회사인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의 거래 때문에 3조 원대 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베렌버그 은행이 아케고스 캐피털 사태로 인한 크레디트스위스의 손실을 32억 달러(한화 약 3조6천300억 원)로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아케고스와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맺고 자금을 빌려줬다.
크레디트스위스 외에도 노무라와 골드만삭스 등 여러 투자은행이 아케고스와 거래를 했지만, 구체적인 거래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중 크레디트스위스의 피해가 가장 심한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다른 투자 은행들보다 대응이 늦었기 때문이다.
보유자산이 100억 달러(약 11조3천500억 원) 수준인 아케고스는 TRS와 CFD 등 차입 투자를 통해 500억 달러(약 56조7천500억 원) 상당의 투자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하락해 증거금이 부족해질 정도로 손실이 발생하자 아케고스는 투자 은행들에 부족한 증거금을 추가 납부하는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지난 26일 담보로 잡고 있던 주식을 블록딜로 처분해 손실을 최소화했다.
모건스탠리도 휴일인 28일 밤 담보였던 비아콤 CBS 주식 4천500만 주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크레디트스위스도 26일부터 손실 최소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처럼 완전하게 위험을 청산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 최대 투자은행 겸 증권사인 일본 노무라 홀딩스도 아케고스의 투자 실패로 노무라도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노무라증권의 주가는 16.3%나 급락하며 9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노무라는 "미국 자회사가 미국 고객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지난 26일 발생한 한 사건으로 인해 피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손실가능성, 연결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노무라는 대략 20억 달러라는 손실 추정액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거래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노무라가 26일(현지시간)발생한 190억 달러의 전례없는 대규모 블록딜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는 이번 일로 지난 23일 발행 조건이 결정된 3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미 달러화 표시 보통사채 발행을 일단 연기하기로 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