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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실제 '피' 넣었다는 '사탄 운동화' 판매 금지

美 법원, 실제 '피' 넣었다는 '사탄 운동화' 판매 금지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가 MSCHF와 협업해 출시한 '사탄 운동화'를 들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나이키 운동화를 개조해 사람의 피를 담은 이른바 ‘사탄 운동화’를 출시하려던 미국의 의류업체와 래퍼가 나이키의 소송으로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았다. 업체측은 나이키가 앞서 ‘예수 운동화’는 허락해놓고 딴소리를 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주장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릭 코미티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 판사는 3일 전 나이키가 제출한 사탄 운동화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 스트리트웨어 업체인 MSCHF는 래퍼 릴 나스 엑스와 협업을 통해 나이키 ‘에어맥스97’을 개조한 1018달러(약 114만원)짜리 사탄 운동화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악마의 숫자로 일컬어지는 666족이 제작됐으며, 발매 직후 불티나게 팔렸다. 릴 나스 엑스는 트위터에서 사탄 운동화 해시태그(#satanshoes)를 단 사람 중에서 666번째 운동화를 받을 사람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운동화에는 사탄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내용의 성경 누가복음 10장18절을 뜻하는 'Luke 10:18'란 문구가 빨간색으로 새겨져있다. MSCHF는 운동화 깔창 부분에 직원에게서 뽑은 피 한방울을 넣었다고 알렸으며 종교계를 중심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MSCHF는 2019년에도 나이키 운동화에 예수장식과 성수를 추가한 '예수 운동화'을 발매한 바 있다.

2019년에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던 나이키는 이번 사탄 운동화로 인해 나이키 불매운동까지 벌어지자 행동에 나섰다. 회사는 MSCHF가 공식 협력업체가 아니면서 나이키 운동화를 사용했다며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MSCHF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강하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운동화를 구매한 소비자는 나이키가 관여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이미 다 판매돼 더 생산할 계획도 없기 때문에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릴 나스 엑스는 "표현의 자유가 창밖으로 창밖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건 곧 바뀔 것"이라고 트윗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