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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백신 민족주의로 '면역격차' 현실화" 美 등 서방 비판

- 왕이 외교부장 "중국은 백신외교 관여하지 않고 대국으로서 역할을 한 것"
- "외부 세력이 미얀만 선동해 사익 추구"



中 "백신 민족주의로 '면역격차' 현실화" 美 등 서방 비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백신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백신은 전염병을 물리치고 생명을 구하는 무기이며 백신외교를 하고 있지 않다”고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반박했다.

왕 부장은 한국과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세안 4개국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고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이 5일 보도했다.

CCTV에 따르면 왕 부장은 ‘백신 민족주의’를 언급하며 미국 등 서방국가를 겨냥했다. 그는 “세계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부유한 국가들이 세계 백신의 60%를 획득했는데, 이는 인구의 2~3배 이상”이라면서 “대조적으로 아직 많은 개발도상국은 심각한 백신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면역 격차’는 안타까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대부분은 중국산이나 러시아산 백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신 화이자와 모더나를 자국 국민 백신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왕 부장의 발언은 이를 비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중국이 현재 80여개국과 국제기구 3곳에 백신을 지원하고 40여개국에 수출하며 백신 개발도 진행하는 것은 글로벌 공공제품의 기능을 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왕 부장은 “이번에 방중한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중국이 ‘백신외교’에 관여하지 않고 대국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면서 “백신 민족주의에 저항하고 면역 격차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과 5개국이 백신 연구개발 및 생산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전염병과 싸움에서 백신 협력이 핵심이라는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건강코드 상호 인증을 가속화하고 신속통로 확대해 인적 왕래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왕 부장은 지난 30년간 중-아세안 협력의 성과를 정리하고 미래지향적 방향을 제시하는 외교장관 특별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쿠데타와 유혈 사태 악화 상황을 놓고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미얀마 내의 폭력행위를 중단하고 추가 유혈충돌을 방지해야 한다면서도 제재나 압박보다는 미얀마 국내 정치적 화해를 위해 유리한 외부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것이다.

아울러 중국은 아세안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는 아세안 방식의 건설적 참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의 부당한 개입으로 미얀마 주권 훼손 사태가 더 복잡해지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왕 부장은 “일부 외부 세력이 미얀마 내에서 선동하거나 부채질하는 등 혼란을 조장, 사익을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중 앵커리지 회담과 관련해선 “중국은 경쟁이 있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고 대립이 있다면 침착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내정 간섭을 반대하며 거짓과 허위정보에 의한 불법적 제재는 단호히 거부한다”고 피력했다.

한중 외교장관 회의에 대해선 “양국은 영구적인 가까운 이웃”이라며 회담 직후 모두발언을 통해 밝힌 내용을 재차 언급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