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 거리 풍경. /사진=뉴스1
미국 뉴욕의 차이나타운. 1860년대부터 대륙 횡단철도 공사를 동원된 중국인들이 자리잡기 시작한 곳이다. 필자는 아주 오래전 여기에 들렀을 때 그 깊은 뿌리를 실감했었다. 특히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를 상징하는 노란색 더블아치 로고 밑에 영어 발음을 '맥당노(麥當勞)'라고 적은 한자를 보면서 말이다.
뉴욕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대도시엔 대개 차이나타운이 있다. 화교 인구가 많은 동남아는 물론이고 서유럽 주요 도시들에도 중국인 주거지역이 산재해 있다. 우리나라 인천에도 소규모 차이나타운이 있긴 하다. 하지만 과거 정부들이 귀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쓴 데다 보이지 않은 차별로 대만 출신 화교 등이 본국으로 떠나는 사례도 흔했다. 한국에서 대규모 자생적 차이나타운이 보기 드문 배경이다.
강원도의 차이나타운 계획이 난관에 부딪혔다. 이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 동의자가 4일 현재 40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에 게재된 차이나타운은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와 홍천군 북방면 전치곡리 '라비에벨 관광단지' 내 부지에 인천 차이나타운의 10배 규모로 조성하려는 '한중복합문화타운'이다. 강원도는 중국문화 체험공간을 마련해 국내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이 사업 취지를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청원 게시물 작성자는 "김치, 한복, 갓 등의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약탈'하려고 하는 중국에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 정부의 역사왜곡 행태인 '동북공정'에 대한 경계심이 깃들어 있는 셈이다. 얼마 전 한 지상파 드라마 '조선구마사'도 동북공정 논란에 휘말려 퇴출됐다.
세계 각국 차이나타운은 중국인 이주사와 맥이 닿아 있다. 그래서 유커(중국인 여행객)를 포함한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고 있다. 반면 강원도 차이나타운 후보지는 중국 연고도 없이 춘천 중도 선사유적지와 겹치는 통에 논란만 더 키우는 꼴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