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월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대 청년 여성 자살률이 43%나 급증했다./ 사진= 뉴스1
우울증과 조울증은 기분장애(氣分障碍·Mood Disorder)의 대표적이고 흔한 질환이다. 우울증은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우울한 기분이 심한 경우를 말한다. 조울증은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데 의욕이나 흥미의 저하, 수면이나 식욕 감소, 죄책감으로 이어진다. 심하면 자살충동까지 생긴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세계 4위다. '2021년 자살대책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9년 자살자는 1만3799명으로 하루 평균 37.8명이었다. 통계 비교가 가능한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183개국 가운데 인구10만명당 자살자 수는 26.9명이었다. 리투아니아(31.9명), 러시아(31명), 가이아나(29.2명) 다음 순위였다.
통계개발원이 지난 4일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0'상의 자살률도 2000년 13.7명에서 2011년 31.7명으로 증가한 이후 감소 추세였다가 2017년 이후 다시 증가했다. 남성은 연령이 많을수록 자살률이 높은 반면, 여성은 70세 이상을 제외하면 20~40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19세 이하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의 자살률이 높게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분장애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지난 2016년 77만7781명에서 2017년 81만6859명, 2018년 89만3478명, 2019년 96만3239명, 2020년 101만6727명 등으로 연평균 6.9%씩 늘어났다. 기분장애 질환자 100만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노인병'으로 알려진 기분장애가 '젊은이병'이 됐다.
연령대로 보면 20대가 16.8%(17만987명)로 가장 많이 진료를 받았다.
사회적 스트레스가 젊은이들의 불안감과 우울감을 키운 탓이다. 치열한 대입경쟁을 뚫고 사회에 진출했지만 취업난과 내집 마련의 벽에 부딪히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고립감 그리고 좌절감이 심각한 기분장애로 이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젊은이들의 무력감과 무망감이 딱하기 이를데 없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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