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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김종인 키즈'…MB·친박과 인연 없는 초선들

주목받는 '김종인 키즈'…MB·친박과 인연 없는 초선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7재보선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승리에 취하지 않고 당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1.4.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4·7 재·보궐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른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당권 경쟁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전당대회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1년간 당이 심폐소생에 가까운 회복을 하면서 이 상승세를 이어갈 당대표가 누가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일반적으로 당대표는 4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이 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한 규정은 없어 선수가 낮은 의원들이나 원외인사도 가능하다. 김종인 체제의 변화와 혁신 노선이 이번 재보선으로 소기의 성과를 이루면서, 이 기조를 따를 초선 의원들이 차기 지도부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초선 의원들이 차기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들이 당의 과거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분석이 깔려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은 당내 친이(親이명박)·친박(親박근혜)과 같은 계파 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친박과 비박(非박근혜) 갈등이 고조되면서 보수층은 또다시 분열했고 이는 지난해 4·15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

현재 당내에서 이런 계파갈등, 대통령 탄핵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유일한 존재가 지난해 처음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들이다.

외연확장을 기치로 내걸었던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정강·정책에 기본소득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 플랫폼노동자들의 노동권 등을 새겨넣어 '좌클릭' 비판을 받을 때에도 초선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힘을 싣는 분위기였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도 일부 초선 의원들에게 넌지시 농담반 진담반으로 출마 권유를 했다고도 전해진다.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8일)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서 "내가 초선 의원들에게 '아침 모임도 좋지만 정치하러 온 사람들이 정치를 해라, 당이 처한 현실에 대해 목소리 내고 행동하라, 당이 변화가 필요하고 참신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우고 싶으면 출마부터 해라, 추대해주기를 바라나' 이런 얘기를 계속한다"며 "이 중요한 시기에 변화, 혁신을 행동으로 못 보이면, (기자회견문처럼) 글씨만 써놓은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당의 한 중진 의원도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초선들이 많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대내외적으로 모두 중요하다"면서 "정치판에 오래 있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관성에 젖어 피아 구분이 잘 안 될 때도 있다. 참신한 시각은 모든 조직의 발전에 언제나 도움이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21대 국회의 국민의힘 의원들을 선수로 나눴을 때 초선의 덩치가 가장 크다는 것도 이들의 역할론에 힘을 더한다. 초선은 국민의힘 의원 102명 중 56명으로 정확히 절반을 차지한다.

당에 집단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당권에 도전했다가 떨어지는 의원들도 최고위원으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초선 중에서는 비대위 체제와 같은 단일 지도체제보다는 집단 지도체제에 대한 선호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의사결정과정에 반영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원래는 최고위원이 4명이라면 절반 정도는 초선이 되는 게 맞지만 실현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번 출마를 적극적으로 서로 독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다른 초선 의원은 "당선이 되든 안되든 도전하는 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은 중론"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더 많은 초선들이 눈치 그만 보고 얼른 손 들고 나왔으면 좋겠다. 당선가능성은 차후의 문제고, 적극적으로 당에 대한 애정을 보이는 것을 만류할 사람은 없다"며 "선수나 계파에 따라 당대표를 뽑는 시대를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당내에서 거론되는 주요 당권 주자는 강민국·김웅·박수영·윤희숙 의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