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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에 부당 업무지시‘ 혐의 투자자, 무죄 확정 가능성

‘이혁진에 부당 업무지시‘ 혐의 투자자, 무죄 확정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전신인 에스크베리타스 자산운용의 주식 상당수를 취득한 투자자가 설립자인 이혁진씨에게 위법한 업무지시를 내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대법원 판결로 무죄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수원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2013년 7월 에스크베리타스 자산운용(이하 에스크베리타스) 주식 6만5000주(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9.6)를 취득한 최씨는 대주주가 되고자 하면서도 미리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고 에스크베리타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이혁진씨에게 인사 문제, 자금 문제, 업무 방식 등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2009년 옵티머스 전신인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설립한 뒤 2017년 경영권 분쟁을 빚으면서 대표직을 내놨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가 발행한 주식을 취득해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자는 미리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은 대주주의 한 유형인 ’주요주주’에 대해 정의하고 있는데 △자기의 계산으로 법인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0 이상 주식을 소유한 자(이하 ‘가목 주요주주’) △임원의 임면 등 방법으로 법인의 중요한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로서 경영전략ㆍ조직변경 등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인정되는 자로서 금융위원회가 정해 고시하는 주주(이하 ‘나목 주요주주) 중 하나 일 것을 ‘주요주주’로 규정했다.

쟁점은 최씨가 ‘나목 주요주주’에 해당, 미리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었어야 하는지 여부였다.

1심은 “주식취득 이후의 시점에 나목 주요주주가 되기는 했지만 바로 그 주식취득으로 인해 나목 주요주주에 해당하게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간적으로 ‘밀접하게 접착된 기간 내’인 경우에만 금융위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제한 뒤 “주식 취득일로부터 밀접하게 접착된 기간 안에 대주주로서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자본시장법 입법 목적상 피고인이 주식을 취득한 날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더라도 여전히 가벌성이 있다”며 “예컨대 대주주로서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해야 할 사안이 주식 취득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에스크베리타스 대주주이자 대표인 이혁진이 경영전략 등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관해 투자자인 피고인의 요구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안 될 사실상 구속력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거나, 오히려 이혁진이 지배적 영향력을 계속 보유ㆍ행사하면서 피고인과 대립하거나 피고인의 추가 투자 등을 통한 지배 근거 확보를 견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2013년 8월 무렵부터 회사 임직원으로부터 지배구조 변경 등에 관한 보고를 받고 대표이사인 이혁진에게 특정 사업을 담당하라는 의사를 전달하는 등 사실상 회사 경영사항 등에 관여하기는 했지만 이런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관해 사실상 구속력 있는 결정이나 지시를 할 수 있는 지배의 근거를 갖추고 그에 따른 지배적인 영향력을 계속적으로 행사했다고 볼 수 없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한편, 이씨는 옵티머스 설립 초기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입건됐으나 2018년 3월 수원지검 수사 도중 해외로 출국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린 상태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