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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EU 백신 공급 절반 감축

[파이낸셜뉴스]
아스트라제네카, EU 백신 공급 절반 감축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7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유럽연합(EU) 공급규모는 이번주 당초 목표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AP뉴시스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번주 유럽연합(EU) 백신 공급을 절반 감축했다. 백신 접종 뒤 드물게 혈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공식 확인된 것과 공교롭게 시기가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는 배포할 백신 검사가 지연된데 따른 일시적인 공급 감소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이하 현지시간) 이번주 아스트라제네카가 EU 27개 회원국과 아이슬랜드, 노르웨이 등에 공급하는 물량이 130만회분으로 당초 계획했던 260만회분의 약 절반에 불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중순 약속했던 것보다 49% 적은 규모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주 EU 집행위원회와 각 회원국들에 백신 배포를 위해서는 먼저 검사가 끝나야 한다고 통보했다면서 검사를 마치는대로 배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2·4분기 중 7000만회분을 공급한다는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아스트라제네카는 덧붙였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 수개월에 걸쳐 EU 납품 목표를 대폭 하향조정한데 이어 이번주 납품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면서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전에 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1·4분기 EU 배포 규모는 당초 게획했던 최대치의 약 25% 수준에 그쳤고, 2·4분기 납품 목표는 절반 이상을 감축한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이 부족해지면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에 크게 뒤지는 EU의 백신접종 계획이 또 다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 부작용으로 인해 백신접종 대상을 재조정하면서 백신계획이 차질을 밪고 있는 EU가 이번에는 백신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한 소식통은 "실질적으로는 이번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은 아예 없을 것"이라면서 "다음주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늘상 있는 일이다"라며 백신 공급 차질이 반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 각국 정상들도 거침없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8일 기자들과 만나 "특정 업체, 특히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공급) 실패"가 백신 접종 게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바난했다.

드라기 총리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공급 계약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 번 판매한 물량을 2번, 3번 재판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드라기는 이어 납품 차질은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고 있고 관련 설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곧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우리는 이윤을 내지 않고 이 백신을 개발하고 제조해 배포하고 있다"면서 같은 물량을 2번, 3번 반복해 판매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번 백신 공급 차질이 제조공정의 수율에서 비롯됐다면서 충분한 백신이 생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백신 공급 차질은 아스트라제네카만의 문제는 아니다.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백신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각 주에 얀센백신 공급이 86% 감소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백신 제조시설에서 1500만회분이 폐기처분된데 따른 것이다.

이번주 들어 지난 5일 이후 얀센백신 494만7500회분이 배포됐지만 12일부터는 공급물량이 70만회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