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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민주, 변화 거부세력에 단호히 맞서길

젊은 의원들 소리 경청하고
책임 있는 다수당 거듭나야

[fn사설] 민주, 변화 거부세력에 단호히 맞서길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전용기 의원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이들은 "관행과 오만에 눈 감지 않고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말했다./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4·7 보궐선거 참패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내홍(內訌) 조짐도 보인다. 내년 대선(3월 9일)은 1년도 채 안 남았다. 변화는 불가피하다. 사람도 바꾸고 정책도 바꿔야 한다.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면 민심은 더 멀어진다.

보선 완패 뒤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오영환을 비롯한 2030 의원 5인은 지난 9일 입장문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는 민주당의 성역이다. 이걸 헤집은 금태섭 전 의원은 결국 당에서 쫓겨났다. 그런데 2030 의원들이 이걸 다시 건드렸다. 5인은 11일 다시 성명서를 내고 "당내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행동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5월 2일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전체 투표를 통한 최고위원 선출을 요구했다.

81명 초선의원들도 움직였다. 이들은 9일 긴급간담회를 갖고 초선의원 일동 명의의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은 "국민의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민주당을 기득권 정당, 오만한 정당으로 규정했다.

재선의 박용진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서 2030 의원 5인의 비판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선거 패배 원인을 민생무능과 내로남불에서 찾았다. 그는 "넘어진 자리에서 땅을 짚고 일어서야 한다"며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할 손으로 남 탓하는 손가락질을 한다면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박 의원은 당내 소신파를 지칭하는 이른바 '조금박해' 중 1인이다.

이런 비판을 두고 강성 지지층에서 2030 의원 5인을 '초선 5적'으로 규정하는 등의 반발이 일었다. 역설적으로 2030 의원, 초선의원, 박용진 등의 비판이야말로 아직 민주당이 살아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박 의원은 "정당 내부의 합리적 비판은 더 큰 패배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공감한다.

민주당 주류가 이 같은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면 내년 대선 전망도 밝지 못하다. 원로 유인태 전 의원은 지난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4·7 보선 패배에 대해 "민주당이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느라 중도가 밥맛 떨어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급소를 찌르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174석(총의석의 58%)을 가진 다수당이다. 앞으로도 3년간 국정의 핵심 축이다. 민심에 부응하는 책임 있는 변화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