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페미니스트 선언한 사람들이 그 선언만으로 ‘한남(한국남자 비하 표현)’보다 도덕적으로 더 존경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이라고 주장하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페미니즘을 둘러싼 설전을 연일 이어갔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 내용적으로 아무 것도 없으면 용어 하나에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그 용어만으로 우월하다고 착각한다. ‘깨어있는 시민’ 같은 것만 봐도 자명하지 않나”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채식주의자들이 자기가 채식하는 건 아무 상관없는데 채식하는 자신은 기후변화를 챙기고 트렌디한 사람이고 안하는 사람은 미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꼴통인양 묘사하면서부터 싸움 나는 것”이라며 “이런 트렌디함이 깃들면 피곤하다. 하루는 곤충 먹고 하루는 채소 먹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도 자기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화장하기 싫으면 안하면 되고 탈코(탈코르셋, 보정 속옷인 ‘코르셋’처럼 여성에게 강요되는 외모 관리 강박에서 벗어나자는 의미)하려면 하면 된다”며 “그게 트렌디하고 안하면 반동인듯 묘사하는 순간 싸움난다. 소위 남자 페미니스트들도 그렇게 자기 멋대로 살고 싶은대로 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 전 교수는 댓글을 남기며 “적을 만들지 말고 친구를 만들어야지,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 하니.. ”라며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고”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두 사람 간의 설전은 지난 9일부터 시작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성평등이라고 이름 붙인 왜곡된 남녀 갈라치기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20대 남성표가 갈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며 “뭘 크게 착각한 거 같은데 계속 그렇게 해봐라. 말 한 마디로 순식간에 곤두박질치게 만들어 줄테니까”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답글로 남겼다. 이 전 최고위원은 “그건 50대 이상의 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2030의 인식이 달라서 그래요”라고 받아쳤다.
이후 진 전 교수는 “증오를 부추겨야 이룰 수 있는 그 세상은 참 아름다울 것”이라며 “안티페미니즘 선동으로 얻을 표 따위로 이길 리도 없겠지만, 설사 이긴다 하더라도 그 세상은 아주 볼 만할 것”이라고 별도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 전 최고위원이 진 전 교수 글에 “성평등의 최동 도달 status가 뭔지를 정의하면 다 깔끔해지는 문제”라며 “지금의 2030은 이미 그 status에 상당히 도달했고, 그걸 넘어서는 것은 또 다른 밸런스 붕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라고 댓글을 적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공부 좀 하세요. 정치를 하려면.. ”이라고 반발하며 두 사람이 설전을 거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