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필리핀·베트남 금융사 M&A 추진
하나銀, 이례적 대만 진출
국민銀, 싱가포르 진출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올해 국내 은행들은 글로벌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여기엔 현지 금융사들에 대한 적극적인 M&A(인수·합병) 추진 및 새로운 국가로의 진출이 담겨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우리은행은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현지 상업은행, 저축은행에 대한 M&A를 추진할 예정이다. 코로나19에 따라 M&A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일각의 시각과 달리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이 M&A를 하기에 보다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코로나19로 현지 금융사 매물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매물 선택지가 넓어졌고, 인수 가격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23개국 447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극히 이례적으로 대만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껏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전략이 동남아 지역에 집중된 반면 대만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전무했다. 이는 중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일국양제 통일중국'을 내세우며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다른 국가나 기관들이 대만과 관계를 맺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섣불리 대만 진출을 추진했다 중국에서의 글로벌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 은행권에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하나은행이 지점 설립 등 대만 진출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만은 한국과의 교역규모 상위 10개 지역 중 한국 금융기관이 유일하게 미 진출한 지역"이라며 "당행은 대만 내 유일한 한국계 금융기관이 됨으로서 한국계 기업 및 한국 관련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현지 기업의 수출입 등 금융 수요를 선점해 타 금융기관과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 내에 진출한 주요 현지 금융기관과의 경쟁 보다는 당행이 가진 현지 금융기관들과의 네트워킹을 활용해 대만 내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과 함께 IB부문(항공기, 부동산, 인프라 딜)에서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은 싱가포르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내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싱가포르에 진출하지 않았었다.
현재 싱가포르 금융통화청(MAS)으로부터 지점 설립 인가 획득을 추진하고 있고, 올해 2·4분기 내에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새로운 동남아 전략 거점으로 삼을 것"이라며 "그동안 아시아 금융 허브 역할을 해온 홍콩지점을 보완하면서 동남아 기업금융(IB) 사업을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현재 20개국 160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기진출한 지역에서의 글로벌 사업을 재정비하는 한편 향후 사업 확대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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