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공판서 법정최고형 구형
양부에는 징역 7년6개월
양모 "발로 밟은적 없다"
살인죄 적용 혐의 전면 부인
입양된 지 10개월 만에 학대로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 정인양(입양 후 안율하·사망 당시 16개월)의 양모 장모씨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입양부 안모씨에게는 징역 7년6개월이 구형됐다. 그러나 이날 결심공판에서도 장모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장씨는 정인양을 발로 밟은 적도 주먹으로 친 적도 없다고 발언했다. 장씨는 다만 육아 스트레스로 정인양을 손바닥 등으로 수차례 가격한 적은 있다고 주장했다.
■檢, 양모에 '법정최고형' 사형 구형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장씨와 안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또 전자장치 부착명령 30년, 아동관련 기관 종사 금지를 요청했다. 양부 안씨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등 혐의로 재판부에 징역 7년6개월의 중형을 청했다.
검찰은 이날 "16개월 된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보호해야 함에도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결국에는 죽음으로 몰고 간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았다"며 사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장씨는 이날 피고인 심문에서 검찰의 집요한 질문에도 핵심 혐의 전부를 부인했다. 사전에 충실히 준비한 것처럼 학대혐의는 모두 인정하면서도 살인죄가 적용될 수 있는 혐의 일체를 완전히 부인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정인양의 직접적 사망원인이 된 장간막 파열과 그 며칠 전 있었던 췌장 절단을 입힐 수 있는 타격은 전혀 한 일이 없다고 잡아뗐다. 복부를 수차례 때린 건 맞지만 발로 밟거나 특별한 방식의 타격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죽을 줄 몰랐다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검찰이 "피해자를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언니를 어린이집에 데려가고, 그 때문에 이송이 상당시간 늦어졌는데 어떤가"라고 묻자 "그땐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자신의 타격으로 사망할 수 있었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발도 주먹도 안 썼다"…혐의 부인
장씨는 정인양 사망 당일 남편 안씨에게 "병원에 데려가? 형식적으로"라고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서도 "아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라고 이유를 전했다.
또 당시 심각했던 아이 상태에 대해서 그저 '혈액순환이 잘 안 돼서'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표현했다.
심각한 상황 속에서 어묵 공동구매 관련 댓글을 단 데 대해서는 "공동구매 약속을 한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라고 답했다.
정인양 사망 며칠 전 정인양을 바라보며 "이리 와"라고 무섭게 수차례 부르는 영상에 대해 검찰이 캐묻자 장씨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라며 "제가 무서운 사람 역할 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공판에서는 장씨가 학대 사실을 인정한 정황으로 보이는 증언도 나왔다. 이대목동병원에서 정인양 사망 당시 CPR을 진행한 의사 A씨는 "심폐소생술 중 엄마가 아이에게 다가와 '내가 죽일 년이야' '미안해'하고 말했다"며 "아동학대를 인정하는구나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B씨는 역시 CPR을 시도한 다른 전공의도 똑같이 느꼈다고 말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장씨가 직접 찍은 정인양 영상 2개를 보았다고도 말했다. 검찰은 "당시 아이 엄마가 아이 상태 어땠냐고 물어보니 기억나는 건 촬영 영상을 보여줬다고 증언했다"며 "식탁 밑에서 엄마 보고 있는 거랑 아이가 먹지 않는다며 입에 음식 넣고 있는 건데, 보통 아이 영상을 남길 때 귀여워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이는데 '이건 왜 남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영상의학과에서 후두부 골절과 갈비뼈 골절 소견을 보내와 장씨 부부와 면담을 진행했다고도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장씨는 아이가 사망 당일 아침에 소파에서 떨어졌고,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소리를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의사 B씨는 내원 당시 유아의 심정지 상황에 구급차가 아닌 택시를 타고 온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pen@fnnews.com 김성호 이병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