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홍문표 의원, 국민의힘 당대표 출사표
"尹총장, 당 자강하면 오지 말라해도 올 것"
전직 대통령 사면엔 "저들에게 구걸 말자"
김종인 직격 "여야 넘나들며 병주고 약주면 되나"
지난 대선서 홍준표·안철수·유승민 표 文보다 많아
"국민의당과 합당 반드시..우린 갈라지면 안 된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4선의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당권에 도전한다. 실무경험이 풍부해 정당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그는 오는 6월에 치러질 전당대회를 '실용적인 개혁과 정권교체의 교두보'라고 명명하며 내년 대선 승리를 이끌어야하는 당대표 후보로서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홍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4.7 재보궐선거가 여당 인사의 권력형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게 됐다는 점을 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824억원의 선거비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는 끝났지만 비용은 받아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정의를 되찾는 것이고, 야당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귀책사유가 있는 선거에 후보를 안 낸다'고 만든 당헌을 여당이 슬쩍 고친 것은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청와대 앞에서 1인 규탄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당도 용기가 없어서 구호 하나 못 외쳤다. 답답해서 1인 시위에 나섰던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20여년 동안 당에서 최고위원, 사무총장, 조직사무부총장 등을 맡았던 그는 자신이 △정당 △조직 △선거 △생활정책 등 네 가지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특히 과거 5번의 대선에서 실무자를 지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번에 선출되는 대표는 차기 대선 관리가 주 임무라는 점에서 적임자라는 것이다.
그는 야권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섣불리 어느 정당으로 가는 것을 결정하기 보다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법조계에서 다루지 못했던 경제나 사회·문화 등을 공부하고 숙고하는 시간을 갖는 동안, 우리 당은 자강해서 국민이 좋아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면 된다"며 "그러면 윤 총장은 오지 말라해도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서동일 기자
또한 홍 의원은 당이 '탄핵 정국'에서 최대한 빠르게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명박·박근혜 전 두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한 '속도조절론'을 제기했다.
그는 "저들(정부여당)에게 사면을 구걸할 필요가 없다"며 "당이 자강해서 수권정당을 만들고,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잡은 후 자연스럽게 자연인으로 모시면 된다"고 했다. 지금 당장 정부에 사면을 요구하는 것은 정권을 잡겠다는 제1야당으로서 당당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저들은 정권을 잡았으니 그들 잣대의 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대선까지 1년 남았는데 우리가 사정해서 저들에게 립서비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탄핵과 사면이라는 여당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된다면서 "만약 당대표 경선에서 '친박, 친이' 등 계파적인 논쟁이 나온다면 정말 치사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대표가 될 사람이라면 진취적, 개혁적으로 당을 이끌어야지, '너는 잘못했고 나는 잘했다'식의 주장이 나오면 우리 스스로 죽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후 당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있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서는 "제발 입을 좀 다물어주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 당에서 몸담고 문재인 정부와 정면으로 싸워주신 분이, 당에 훈수를 두는 것은 좋은데 비판을 하는 것은 정말 아니지 않나"라며 "여당, 야당을 넘나들면서 병주고 약주면 되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데 대해 "합당은 반드시 돼야한다"며 "4.7 재보선에서의 국민염원을 바탕으로 합당 선언부터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또 통합의 당위성에 대해선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안철수·유승민 세 명이 야권 후보로 나왔는데, 세 후보의 표를 합치면 문 대통령보다 52만3천표를 더 받았다"며 "그래서 지지 않았나. 우리는 갈라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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