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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럽,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절반 이상 줄인다

오바마 시절 목표치의 두배 예고
"에너지전환으로 새 일자리 창출"
바이든 인프라 투자의 핵심가치
EU 회원국은 '55% 감축' 합의
중국은 2030년까지 정점 찍고
이후 30년간 탄소중립의 길로
시진핑 기후정상회의 연설 촉각

【파이낸셜뉴스 서울·베이징=강규민 윤재준 기자 정지우 조은효 특파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까지 줄인다. 오는 22~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EU가 탄소감축안을 미리 제시하고 나섰다.

화상으로 열리는 이번 기후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공식 발표함에 따라 기후변화와 관련 어떠한 언급이 있을지도 주목되고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22일 40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세계 기후회의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힐 전망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오바마때보다 2배 감축

이번 목표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가 천명한 감축 목표의 두 배에 달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2025년까지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6~28% 감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직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기후 대응 이탈 노선을 뒤집고,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노력의 선두에 미국의 복귀를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기도 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그간 이뤄진 그 어떤 것보다도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가를 통틀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의 당국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야심찬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세부사항보다는 개괄적인 목표 제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감축 목표치가 50%를 넘어갈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전환은 친환경 정책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인프라 투자 계획의 핵심이기도 하다. 지나 매카시 백악관 기후보좌관은 "정부는 실업과 낮은 투자로 타격을 입은 지역사회에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더 깨끗한 경제'로의 전환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법론과 관련, 우선 전력 부문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엑셀론, 내셔널 그리드 PSEG 등 13개 전력회사가 동참하기로 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로 인한 메탄 배출 억제책은 국무부와 환경보호국 차원에서 마련하고 있다. 에어컨에 사용되는 수소 불화탄소의 생산과 수입도 85%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한다. 또 법인세 인상분을 재원으로 전기차, 재생에너지 사업,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인프라 계획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EU회원국, 55% 감축 전격합의

이번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EU는 오는 2030년까지 회원국의 탄소배출을 55% 감축하는데 전격 합의했다.

20일 EU 회원국 지도자들과 유럽의회 협상 대표들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할 것이며 이보다 앞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대 수준에 비해 55%를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당초 EU 27개원국은 이 기간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30%로 잡았으나 더 많이 줄이기로 재조정했다.

포르투갈 환경기후행동 장관인 주앙 페드루 마토스 페르난드스는 이번 합의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유럽기후법은 앞으로 30년동안 EU의 기후 관련 입법의 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후정상회의는 오는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다른 국가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려는 절박함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COP26에서는 파리협약 가입국들이 향후 10년간의 배출목표치를 다시 설정할 전망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 배출국이지만, 전 세계 배출량의 85%는 다른 나라에서 배출되고 있는 만큼 공동 대응은 절실하다.

영국의 경우 2035년까지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78%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다른 대규모 배출국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배출치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만 제시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백악관 기후정상회의에서 다른 나라들이 새로운 목표를 제시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의 노력이 앞으로 몇 달간(11월까지) 다른 나라들도 같은 방향으로 향하도록 이끌게 된다면 이번 회의는 중요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中 "시 주석, 중요한 연설 할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22일 기후변화 화상 정상회담에 참석해 중요한 연설을 할 것이라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1일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일각에선 중국과 한국이 이번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공식 언급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기 오염뿐만 아니라 바다의 오염에 대한 위험성을 제기하면서 미국과 일본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들의 반대에도 불구,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고 동맹국인 미국은 사실상 승인했다.
이와 관련한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반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시 주석의 바이든 대통령 주최 기후 정성회담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지 않았었다.

일단 시 주석은 기후 정상회담 연설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이 전 인류의 공동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윤재준 정지우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