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절 '연비 5% 개선'
트럼프가 1.5%로 대폭 낮춰
7월까지 강화된 정책 내기로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상으로 개최하는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워싱턴DC에서 시위대가 글로벌 정상들의 사진을 들고서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행정부가 낮춘 차량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다시 강화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오는 7월까지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 강화 정책을 수립해 발표키로 했다고 전했다.
현행 미국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폭 수정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3월 자동차 업체의 부담 완화를 이유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L당 연비를 23.2km로 개선하는 기업평균연비규제(CAFE)를 도입하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매년 차량의 연비를 5%씩 개선할 것을 요구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연간 연비 개선폭을 1.5%로 대폭 낮췄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정부의 완화된 연비 기준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강화된 기준을 선포한 미국 최대 자동차시장인 캘리포니아주 등 자치단체들과 마찰을 빚었다.
'연방 정부가 아닌 자치단체는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설정할 권한이 없다'는 트럼프 행정부와 이 같은 입장에 반발하는 캘리포니아 등 23개 주는 행정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행정소송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들 소송을 이르면 23일 종결시킬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하는 변론을 하지 않고, 사실상 자치단체들의 손을 들어주겠다는 것이다.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오는 2035년까지 미국의 탄소배출 증가폭이 '제로'가 되는 탄소중립 상태에 도달하겠다는 과감한 목표를 설정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국제금융협회(IIF) 연설 원고에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주요 이니셔티브 가운데 하나는 2035년까지 탄소배출이 없는 발전망을 구축하는 '청정 전기표준'이다. 이 이니셔티브로 화석연료에 대한 세액공제가 없어지는 대신 전기자동차에 대한 인센티브가 뒤따른다.
옐런은 금융부문 역시 탄소중립에 동참토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미 옐런이 의장으로 있었던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관련 정책 추진을 시작한 가운데 재무부는 이 정책에 더해 은행들에 탄소정책을 강제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은행들이 기후재앙이 현실화 할 경우 보유 자산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가 될지를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은행들은 이 위험에 대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대응방안을 세워야 한다.
옐런은 이같은 대응이 아직은 모호한 단계로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어렵겠지만 방법을 찾아내 대응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제 파트너들, 특히 탄소배출이 심한 유럽, 인도, 중국 등과 책임을 공유하고, 이들과 긴밀히 협조해 야심찬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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