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민방위 교육이 온라인으로 대체된 가운데,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O/X 문제의 정답을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데다, 전부 O만 기입해도 만점으로 통과가 가능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각 지자체는 상반기 민방위 교육을 '스마트민방위교육'·'민방위 사이버교육센터'등 온라인 사이트로 대체해 시작했다.
온라인 교육은 생활안전 국민행동요령 등으로 구성된 1시간의 교육 동영상을 시청한 뒤, 평가 문제를 풀어 70점 이상이면 교육 이수 처리된다.
그러나 민방위 교육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평가 문제의 경우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정답을 올려 둔 사이트에 쉽게 접근 가능했다.
문항도 2년째 같아, 지난해 정답을 적어둔 사이트를 참고만 해도 평가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20개의 O/X 문항을 전부 'O'만 입력해도 평가를 100점으로 통과하는 경우도 있었다.
민방위 교육 영상을 켜두기만 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문제를 풀면 그해 과정이 이수 처리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민방위 교육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직장인 김모씨(34)는 "영상을 제대로 보지 않고 O/X 퀴즈를 모두 O로만 입력했는데 90점이 나와 이수 처리됐다"며 "영상이 없어도 풀 수 있는 수준이 대부분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방위 교육을 운영하는 행안부도 문제를 인지하고, 문제 항목을 늘리거나 평가를 보다 엄격히 하는 방식으로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문제 유출 등과 관련해 민원이나 지자체의 문의가 있었다"며 "담당 업체와도 협의 및 지자체 공문을 통해 문제은행 식으로 방식을 바꿔 달라고 조치하는 등, 실효성 강화를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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