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대선을 앞둔 이란에서 중도파 대권주자로 꼽히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비난하는 인터뷰 녹음이 누출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란군과 별개로 분리된 정치 군대로 1979년에 창설되어 우파 이슬람 정권의 신정정치를 수호하는 역할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이 입수한 녹음 파일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녹음 파일은 이란 외무부에서 정부 기록용으로 지난 2월 24일 녹음했으며 누출된 부분은 전체 7시간 분량 중 3시간 분량이었다.
자리프는 인터뷰에서 "많은 외교관들이 군부의 영역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느라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군부 쪽에 대가를 지불했지만 군부는 우리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자리프는 지난해 1월 3일 이라크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폭사한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언급했다.
솔레이마니는 혁명수비대 실세로서 이란의 중동 정책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프는 "솔레이마니는 내가 (외교) 대화에 나설 때마다 끼어들었다"라며 "그는 내게 '대화에서 이러한 부분을 이용하길 바란다'라는 식으로 여러 가지를 나열했다"고 주장했다.
자리프는 이외에도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방해한다고 의심했으며 지난해 혁명수비대가 테헤란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 시켰을 당시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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