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페이스북 글…'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축하 메시지
영화 '계춘할망'에서 할머니 계춘으로 분해 부상 투혼을 펼친 배우 윤여정. [계춘할망 스틸]/사진=fnDB
[제주=좌승훈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여정 선생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배우 윤여정(74)의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 여우조연상 수상을 축하했다.
앞서 윤여정은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영화 ‘미나리’에서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은 이로써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 아시아 여성 배우로는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두 번째다.
■ 제주해녀 촬영 당시 부상 투혼 연기에 감동 “기쁨이 새롭다”
원 지사는 우선 "세계의 배우들 속에서 수상 소감을 통해 드러난 매력적인 캐릭터가 너무 멋져 보였다“면서 ”대본을 성경처럼 대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최고가 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인터뷰도 근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해녀를 다룬 ‘계춘할망’에서 부상 투혼의 연기를 펼쳐주신 감동 때문인지 기쁨이 새롭다“며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2015년에 제작된 영화 계춘할망에서 자식과 손주에 무한한 사랑과 평생 물질을 하고 나물을 캐면서 거친 희생을 해온 해녀 할머니의 역을 맡아 ‘언제나 영원한 내 편’이 되어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특히 영화 촬영 당시, 윤여정은 제주도 베테랑 해녀인 계춘을 연기하기 위해 두꺼운 고무 재질의 해녀복을 직접 입고 촬영에 임했다. 해녀복은 실제 해녀들도 3~4시간 입고 있으면 압박감을 느끼는, 성인 남자도 답답함과 묵직한 무게를 버거워할 정도의 특수장비다. 하지만 배우 윤여정은 베테랑 해녀의 리얼함을 담아내기 위해, 해녀복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귀가 찢어지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촬영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촬영을 함께 했던 실제 제주 해녀들도 “고생했다”며 걱정과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원 지사는 이와 함께 수상은 못했지만 윤여정이 ‘대배우’로 지칭한 할리우드 스타 글렌 클로스를 소개하면서 “그녀가 출연한 ‘힐빌리의 노래’는 같은 제목의 책을 영화화한 것”이라며 “백인을 사회·문화적 주류라고 일반화하는 단편적 이해에서 벗어나 트럼프를 탄생시킨 미국을 이해하게 해주는 좋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힐빌리의 노래’의 저자 J. D. 밴스의 평탄하지 않은 성장과 환경, 조부모의 사랑을 거론하며 “인생을 살면서 나를 위해서 진심으로 화를 내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드문 축복”이라고 덧붙였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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