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최우수 여우 조연상을 받고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카데미상 수상 후보들에게 전해질 것으로 알려진 선물 가방에 대마초 성분 제품들이 포함된 가운데,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윤여정 등에게도 해당 가방이 지급될 지 이목이 쏠린다. 현재까지는 받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며, 수령하더라도 국내 반입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마케팅 업체 ‘디스팅크티브 애셋’은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자 등 25명에게 사은품으로 지급하겠다면서 ‘스웨그 백’을 준비했다.
이 선물은 오스카상 주관 단체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와 무관하다.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오스카 후광에 힘입어 홍보하기를 원하는 업체들의 제품을 모아 만들었을 뿐이다.
해당 선물 가방에는 리조트 숙박권, 지방흡입 시술권, 주류와 과자, 카드 게임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됐다.
문제는 각종 대마초 성분 제품도 들어있다는 점이다. 24캐럿 금박을 입혔다는 대마 용액 카트리지, 희석한 대마 용액과 멜라토닌을 섞은 수면 유도제, 대마 성분이 들어간 고약 등이 이에 해당한다.
디스팅크티브 애셋 설립자 래시 패리는 “공짜 물건이 가득한 가방이라는 의미보다는 더 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느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가방은 마냥 ‘공짜’로 받을 수 없다. 20만5000달러(약 2억2천000만원) 가치라고 알려진 이 선물 가방에 대해 미국 국세청(IRS)이 연예인 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연방세와 캘리포니아 주세 등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가방을 받아들면 세금으로 1억원 정도를 토해내야 한다는 뜻이다.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스티븐 연, 리 이아작 정(정이삭) 감독에게 해당 가방을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대마 제품까지 포함된 이 가방을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아카데미는 2001년부터 업체 협찬을 받아 선물 가방을 후보자와 시상자에게 나눠주다 미 세무당국 조사를 받고 2006년에 전면 없앴다.
이후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오스카 가방이라고 선전하며 판촉 활동을 이어갔고, 아카데미 측은 2016년 소송을 내 오스카와 무관함을 명시하도록 했다. 이 업체가 마리화나용 흡입기와 각종 선정적인 제품을 넣어 오스카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게 아카데미 측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