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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고양시 19개 도서관은 지금 혁명중

[포커스] 고양시 19개 도서관은 지금 혁명중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제공=고양시

【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고양시 관내 19개 공공도서관에는 특별한 서재가 있다. 고양시민 서재가 통째로 도서관에 옮겨졌다. 시민이 추천한 책들이 추천시민 이름을 달고 도서관에 전시된다.

고양시는 작년부터 특정 주제에 걸맞은 도서를 추천하는 북큐레이션(Book Curation) 서비스를 강화했다. 사서 중심에서 동네책방-지역출판사-고양시민-고양어린이까지 큐레이터 범위를 넓혀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책을 매개로 시민이 서로 소통 중이다.

공공도서관은 또한 독서실로 전락한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하고 있다. 시민 1인당 2.25권 장서 확보를 위해 자료구입예산을 늘리고 20년이 지난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문화복합공간으로 바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색다른 비대면 서비스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28일 “우리 시는 도서관 인프라가 촘촘히 구축돼 ‘세계 책의 날’이 반가울 만큼 독서에 최적인 도시”라며 “시대 흐름에 맞춰 시민이 독서하고 책을 매개로 소통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도서관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책으로 소통해요’…시민맞춤형 북큐레이션 인기

고양시 도서관센터는 작년 12월 말 기준 약 240만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신간과 인기 도서 등을 시민에게 제때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자료구입비 예산을 늘려왔다. 작년은 2017년 대비 63% 늘어난 25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시민 1인당 장서 수가 그래서 2.25권으로 늘어났다.

도서관센터는 늘어난 도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맞춤형 도서정보제공 서비스인 북큐레이션 사업도 강화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기 대출도서를 선별해 진열했다. 최신출판자료-미디어 추천자료-각종 수상작 등을 발 빠르게 수집해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를 가공해 도서관 곳곳에 전시했다. 보존가치가 높은 자료와 대출 횟수는 적지만 우수한 도서를 발굴, 시민에게 추천해 소장자료 접근성과 활용성도 높여가고 있다.

올해는 도서관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북큐레이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양시민-지역서점-지역출판사와 손잡고 다양한 북큐레이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청소년 80여명이 참여해 기후-저탄소 등 환경을 주제로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북큐레이션 동아리를 4월 발족했다. 도서관마다 동네 책방과 지역 출판사가 참여해 책방과 신간도서 등을 알리고 특색 있는 도서목록을 추천하는 코너도 곳곳에 마련했다.

도서관센터는 도서관 외에도 다양한 SNS 매체를 통해 ‘도서관통’ ‘도서발굴단’ ‘사서가 지난달 읽은 책’ 등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포커스] 고양시 19개 도서관은 지금 혁명중
고양책길지도. 사진제공=고양시
[포커스] 고양시 19개 도서관은 지금 혁명중
고양시 공공도서관 북큐레이션-고양시민의 서재. 사진제공=고양시
[포커스] 고양시 19개 도서관은 지금 혁명중
대화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 VR교육. 사진제공=고양시

◇ ‘도서관 맞아?’…북카페 문화살롱 창업공작소로 진화

27일 고양시 두 번째 도서관이자 일산 신도시의 첫 번째 도서관인 마두도서관이 개관 21년 만에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독서실로 전락한 공공도서관의 낡은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칸막이 좌석으로 꽉 찼던 열람실을 과감히 없애고 개방형 독서공간을 대폭 늘렸다.

또한 고양 향토문화에 관한 자료를 총망라한 특성화 자료실을 확대하고, 최신 트렌드에 맞춰 미디어 운영에 필요한 장비를 구비, 창작-편집-송출까지 가능한 1인 미디어 창작실도 신설했다.

고양시 도서관 변화는 이미 작년부터 시작됐다. 화정도서관이 작년 리모델링을 통해 여느 북카페 못잖은 세련된 인테리어와 문화예술 공연이 가능한 분위기 좋은 공간으로 SNS와 방송에 끊임없이 소개되고 있다.

작년 개관한 일산서구 일산도서관과 덕양구 별꿈도서관도 벽과 열람실이 없는 2무(無) 도서관으로 책읽기 즐거움이 배가되는 시민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산서구 대화도서관에는 웹툰-드론-3D프린터-코딩-로봇 등 4차 산업 관련 교육이 가능한 ‘메이커스페이스’가 있다. 2018년 개소해 작년까지 700여회 교육을 진행, 6500명이 수료했다. 도서관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창업 공작소가 들어서며 활력이 더해지고 덩달아 도서관 이용률도 높아지고 있다.

이밖에 덕양구 고양도서관이 올해 3월 착공해 오는 2023년 2월 개관할 예정이고 덕양구 도내동에는 도서관과 체육시설이 결합된 원흥복합문화센터가 내년 착공할 예정이다.

◇ ‘도서관은 살아있다’…톡톡 튀는 비대면 서비스 강화

코로나19 여파로 작년에는 전자 자료 이용과 스마트도서관 대출이 대폭 늘어났다. 2019년 전자책 이용은 8만5000권이나 작년은 13만권이 넘어 54% 이상 증가했다. 지하철역에 설치된 무인도서대출반납기인 스마트도서관 대출 권수도 31%나 증가했다.

고양시는 코로나19 시대에도 시민에게 안전한 도서관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365일 비대면으로 이용 가능한 스마트도서관이 올해 2개 추가된다. 현재 유동인구가 많은 화정역-대화역-일산역 등 7개 지하철역에 설치됐 있는데, 이로써 총 9개로 늘어난다.

전자책-오디오북 등 전자 자료도 현재 5만5000권에서 5만8000권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다양한 온라인 문화강좌도 진행한다. 작년에는 어린이책 작가와 손 편지 주고받기, 랜선 독서, SNS로 소통하는 글쓰기 강좌, 온라인 북토크 등 90여개 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올해도 길 위의 인문학-고맙습니다 내인생 등 도서관 인기강좌를 지속 개최할 계획이다.

[포커스] 고양시 19개 도서관은 지금 혁명중
화정도서관 리모델링. 사진제공=고양시
[포커스] 고양시 19개 도서관은 지금 혁명중
마두도서관 리모델링. 사진제공=고양시

◇ ‘책으로 잇는 독서생태계’…도서관 서점 출판사 독서문화 확산 연대

고양에는 19개 시립도서관 외에도 90여개 작은 도서관과 30개가 넘는 지역서점이 있다. 고양시는 풍부한 독서 인프라를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내기 위해 독서생태계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총망라해‘고양책길지도’를 작년에 만들어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온라인서점-대형서점과 독서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서점-지역출판사와 상생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우선 도서관 자료를 지역 서점에서 직접 구입하고 있다.
또한 지역서점이 운영하는 독서동아리 운영을 적극 지원한다. 서점에서 열리는 강연 강사비-독서동아리 토론도서 등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고양시는 관내 중고등학생에게 1인당 1만5000원 상당의 고양 북페이 상품권을 지급해 학생이 지역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도록 하는 ‘친구야 책방가자’ 프로젝트를 추진해 지역서점 활성화를 돕고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