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상응 조치' 등 엄포성 담화를 쏟아낸 뒤 무력 도발 우려로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통일부가 3일 "북한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까지 북한 군의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정부는 조기 북미협상 재개를 위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한편 북미 간 대화 분위기 조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 부부장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및 대남 경고 담화에 대해 "정부는 우리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남북 간 합의를 이행하며,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북한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했다. 특히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이해 당사자' 모두가 긴장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뿐 아니라 전단 살포를 지속하겠다는 탈북단체와 미국을 향해서 '긴장을 조성하지 말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통일부는 탈북단체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법) 입법 취지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단금지법이 대내외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는 '로키 대응'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실제 국지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우리 정부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김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문을 11개나 쏟아낸 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 2일 담화에선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우리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북한이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북미간 대화 재개를 이끌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대한 경계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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