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일 정부 부동산정책 보완·수정 작업을 주도해온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진선미 의원에서 유동수 의원으로 교체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송영길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대출규제 완화 등 부동산정책 기조 전환을 본격적으로 시사한 행보로 읽힌다. 다만, '친문'(친문재인)계 최고위원들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경감, 대출규제 완화 등에 반발 기류가 거세 향후 부동산 대책 수정을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현황 관계부처 보고에서 부동산특위 위원장을 진선미 의원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후임은 유동수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거론된다. 지난 4월 27일 윤호중 원내대표가 지시한 부동산특위가 출범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진 의원은 지난해 11월 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을 맡았던 당시 임대주택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발언해 주거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 의원의 과중한 업무를 덜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회계사 출신의 경제정책 전문가인 유 의원을 위원장이 유력한 것을 두고, 송 대표가 부동산 정책 보완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송 대표는 "정부가 2·4 공급대책으로 수도권 30만호를 비롯한 83만호의 주택을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는 강력한 공급대책을 발표했다"며 "이 과정에서 이 부분을 잘 뒷받침해 나가되 실수요자 대책과 종부세 공시지가 현실화, 재산세 관련 조정할 부분은 없는지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만큼은 부동산 대책의 미흡한 점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서 잘 조정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당과 정부가 합심해 투기와 거리가 먼 일반 국민들과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고충을 덜어줄 수 있는 합리적 방안들이 모색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송 대표가 당대표 후보 시절 고령층의 세액공제 확대 등을 통해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덜어주고, 실수요자에 한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비율을 90%까지 풀자는 공약을 내걸었던데다 당 안에서도 재보궐선거 참패를 계기로 규제 완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새로 개편된 부동산특위 역시 규제 완화 부분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6월 1일 부과되는 재산세 감면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아무리 주택 가격이 올랐고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고 하지만 세금이 너무 급격하게 오르는 것에도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전 의장은 "(6~9억원 구간의) 재산세가 최고 한도인 30%까지 올랐다.
세금이 아니라 거의 징벌적 벌금에 가깝다는 인식도 있다. 그 부분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종부세 완화는 잘못된 처방"(강병원 최고위원) 등 종부세 경감, 대출규제 완화 등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친문계가 당 최고위원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기존 정부 부동산정책을 미세조정하는 수준의 보완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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