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북정책 '외교' 중심의 단계적 접근
블링컨 "北 언행 수일, 수개월 지켜볼 것"
北 대응 따라 북-미 대화 여부 결정될 듯
韓 "현실적이고 실질적 정책 방향 환영"
[서울=뉴시스]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런던 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 계기 5월3일 오전(현지시간) 안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미 정상회담 준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북정책 검토를 끝낸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의 핵심은 '외교'에 있으며 외교의 기회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북미 대화 재개의 '키'는 다시 북한의 손으로 넘어간 형국이다. 그동안 미국을 향해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천명하며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던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날 VOA(미국의소리)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영국 G7 외교·개발장관회의 중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은 확실하게 외교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외교에 참여할지 말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외교적으로 풀어갈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향후 수일, 수개월 동안 북한의 말과 행동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외교적 대화의 문을 열어 두고 북한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종합해보면,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외교를 주요 수단으로 취하되, 북한의 상응 조치를 살피면서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 정권들에서 북한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과거 효과적이었던 방법과 그렇지 않았던 방법을 고려했다고 했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와 트럼프의 톱다운 빅딜 정책 결과를 교훈 삼겠다는 의미다. 또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함께 활발히 협의하면서 신중하게 정책 검토를 진행한 점을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겠다고 하면서 북미간 미국의 대북정책 완성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소강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다만 미국이 조만간 대북정책안을 최종 발표한 뒤 북한이 도발이나 이에 준하는 적대적 대응으로 맞설 가능성에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또 미국이 북한에 제안한 대로 북한이 외교적 노력에 나설 것을 주문했지만 실제 북한은 그동안 대북 제재 완화 없는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점에서 현재의 냉각 정국이 별다른 변화를 맞이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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