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기성용. 뉴스1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된 축구선수 기성용이 경찰 조사에서 "축구센터 건립을 위해 필요한 돈을 아버지에게 보냈을 뿐"이라며 자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기성용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자신은 혐의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아버지인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은 기존 혐의에 '사문서위조' 등의 추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광주경찰청 부동산투기 특별수사대(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기씨 부자 소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기씨 부자는 2015~2016년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의 논·밭 등 토지를 50여억원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한 혐의(농지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또 토지 일부를 불법적으로 형질 변경한 혐의(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가 적용됐고, 민간공원특례사업 부지에 소유 토지 일부가 수용돼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기성용은 경찰에 "투기 여부는 전혀 몰랐다. 아버지가 축구센터 건립을 위해 필요하다고 해 돈을 보냈다"며 토지 매입 과정에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기성용에게 계좌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기성용의 주장대로 당사자가 모른 채 아버지를 통해 불법 토지 취득이 이뤄졌다면 농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면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아버지가 대리인으로 농지를 사는 과정에서 농업계획서를 제출하며 기성용의 서명 등을 위조해 행사했다는 결과가 돼 기영옥씨에게 추가 혐의가 적용된다.
경찰 관계자는 "기성용의 '불송치'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현재 단계에서 섣부른 예측"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앞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2016년도 아버지께서 축구 꿈나무 양성을 위해 축구센터를 해보자고 제안하셨을 때, 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동의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다"며 "땅을 사는 것이 전혀 문제될 것이라고 생각해 보지 못했고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조차 몰랐다"고 주장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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