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3일 오후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시민이 '원주 3남매 사건'의 20대 부부 처벌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생후 1년이 채 안 된 자녀 둘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중형이 선고된 '원주 3남매 사건'의 피고인인 20대 부부에 대해 대법원이 7일 최종 판단을 내린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7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황모씨(27)와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아내 곽모씨(25)의 상고심 선고를 한다.
황씨는 2016년 9월 원주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 얻은 셋째 아들을 생후 9개월이던 2019년 6월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내 곽씨는 남편의 이 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황씨의 살인 혐의와 곽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시신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 황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무죄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황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2심은 피고인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던 점과 여러 정황을 토대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황씨에게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곽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의 친자녀들"이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곽씨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가 있음을 알면서도 '별일 없겠지'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도록 방치했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부모가 자녀들에 대한 아동 학대, 두 자녀에 대한 살인 등 범행으로 더는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 유일한 생존 자녀인 장남에 대해 지난해 4월 친권 상실을 청구했다. 이에 법원은 최근 황씨와 곽씨에 대한 친권 상실을 선고했다.
친권 상실은 부모가 친권을 남용해 자녀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자녀와 자녀의 친족, 검사 등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친권 상실 또는 일시 정지를 선고해 아동을 보호하는 제도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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