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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 변이 걸릴라..울산 부모들,어버이날 방문 자제 당부

주말인 어버이날 가족 외식 등 증가 예상
영국발 변이 전국 확산 계기될라
울산지역 영국발 변이 우세종 우려
연일 30명 안팎으로 확진자 발생 
확산에 당분간 울산 방문 하지 말아야 

영국발 변이 걸릴라..울산 부모들,어버이날 방문 자제 당부
울산 북구의 한 고등학교에 설치된 코로나19 이동형 PCR 검사소에서 한 학생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괜히 울산 왔다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걸리기라도 하면 아들 회사까지 피해 볼 텐데, 그래서 오지마라고 당부했어요.”
전파력이 1.7배 높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울산지역 코로나19 감염이 5월 들어서도 계속해 확산되자 오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일부 부모들은 자녀들의 울산 고향집 방문을 막고 나섰다. 자녀들도 용돈과 선물을 보내를 것으로 대신하려는 움직이 일고 있다.

■ 4월 772명, 5월 벌써 223명
울산시 등 방역당국도 올해 어버이날이 주말과 겹쳐 가족 단위 외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자 자칫 울산의 영국발 변이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7일 오전에도 울주군의 웅촌면 웅촌목욕탕에서 6명 추가 발생하는 등 19명이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웅촌목욕탕은 지난 5일 첫 감염자가 나온 뒤 현재까지 모두 11명이 감염돼 집단감염으로 분류됐다. 첫 감염자는 코로나19 증세를 보여 진단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현재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상태이다. 해당 목욕탕은 폐쇄 조치에 들어갔다.

울산은 지난 4월에 772명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5월 들어서도 223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학교, 목욕탕, 기업체, 소매점 등의 집단감염도 계속되고 있다.

■ 영국발 변이 울산에 만연
울산의 이 같은 확산세는 전파력이 1.7배 강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3월 2주차부터 4월 2주차까지 6주간 울산지역 확진자 80명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51명(63.8%)에게서 영국발 변이가 검출됐다. 이는 최근 1주일간 전국의 변이 바이러스 검출율인 14.8%(656건 중 97명)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울산시 내 영국 변이 감염자는 76명, 역학적 관련이 있어 사실상 변이 감염으로 간주되는 확진자 수도 337명에 달한다.

경기도에서도 영국발 변이 455명(확정 140명, 역학적 관련 315명), 서울이 79명(확전 47명, 역학적 관련 32명)으로 전체 사례는 더 많지만 울산 112만여 명, 서울 958만여 명, 경기 1347만여 명 등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울산 상황이 심각하다.

혹시나 '숨은 확진자'가 되지 않을 까 걱정하는 울산시민들은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 있다. 지난 5일까지 3만3797명이 검사를 받아 126명이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영국발 변이 걸릴라..울산 부모들,어버이날 방문 자제 당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울산에서 지역 단체 봉사자들이 울산 시외 고속버스 터미널 대합실을 소독하고 있다.

■ 울산 방문 자제..전국으로 확산될라
전문가들은 5월 나들이 철을 맞아 국민들의 이동량이 늘어나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교통망을 따라 전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5월에는 지난 어린이날에 이어 주말과 겹치는 8일 어버이날, 주중 휴일인 19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있다.

울산시도 이 같은 확산세를 크게 우려하며 오는 16일까지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2주 연장하고 임시선별검사소를 10곳으로 확대했다.
시민들에게는 나들이 자제와 방역 규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이모 씨(56·카페 운영)는 “울산의 상황이 매우 심각해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는 두 딸 모두 울산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했다”며 “이번 어버이날은 화상통화로 딸들의 얼굴을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각종 동호인 카페 등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용돈과 택배로 선물을 보내는 것으로 고향 부모님 댁 방문을 대신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