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민형배 "대선경선 연기? 패배 앞당기는 자해행위 될 수도"

민형배, 김두관·전재수 '대선경선 연기론' 반박
"대선경선 연기는 패배 앞당기는 것"
"당 분열·시민 신뢰 떨어트릴 수도 있다"

민형배 "대선경선 연기? 패배 앞당기는 자해행위 될 수도"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당내 일각의 '대선경선 연기론'에 대해 "경선연기는 대선 승리의 길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앞서 대권 잠룡인 김두관 의원과 친노·친문 인사인 전재수 의원이 각각 대선 경선 연기를 주장하자,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친노·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그는, 광주 지역구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날 민 의원은 "우리 당 두 분 선배 의원께서 내년 대통령 후보 경선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두 분의 경선 연기 검토 발언은 대선 승리를 위한 고심의 결과로 이해한다. 그러나 옳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논의는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조용하게 진행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압박하듯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실익도 없어 보인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다른 의견을 분명히 밝힌다"며 "대선경선 연기는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당 지도부가 이런 논란이 더는 뜨거워지지 않도록 서둘러 정리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전 의원이 제기한 대선경선 연기의 세 가지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비판했다.

전 의원이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경선은 국민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치혐오에 무릎 꿇는 자세처럼 보인다. 민주당 경선은 시끄러운 싸움판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 경선은 국가의 미래비전을 놓고 경합하는 성장의 과정"이라며 당헌·당규를 고쳐 국민의힘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경선을 하는 것이 되레 국민들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도 있다. 게다가 그 시기는 정기국회 기간과 겹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에는 "코로나19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 일종의 ‘상수 위기’라 할 수 있다"며 "가시권에 들어오든 그렇지 않든 ‘종료’ 선언 이전까지 정부여당의 정책기조에 큰 변화를 둘 수 없는 사안이다. 다시 말해 코로나19는 경선의 고려사항이 될 수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비교해 경선 일정이 이르다'는 입장에는 "정치는 주권자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타 정당과 하는 경쟁이나 싸움도 주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며 "국민의힘이 이전투구 싸움을 시작할 때 민주당은 두 달이나 먼저 오직 주권자 시민들만 바라보며 ‘마음을 얻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

더불어 "주권자 시민들의 지혜를 얻어 본선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누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든 우리가 이길 수 있는 내용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면 멀뚱멀뚱 쳐다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스스로 정한 원칙을 쉽게 버리는 정당을 주권자는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헌·당규를 바꿔 서울과 부산에 모두 후보를 냈고, 크게 패배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한 해도 지나지 않아 두 번씩이나 당헌·당규를 바꾸는 정당이라면 주권자 신뢰는 바닥보다 더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선 후보경선은 당헌·당규가 정하고 있는대로 따라야 한다. 1년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며 "남은 기간 동안 정부와 여당이 해야 할 본래의 일을 묵묵하고 힘 있게 잘 해나가는 것이 대선승리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경선연기는 선거를 공학으로만 접근하는 하책이다.
자칫 당을 분열로 몰아넣고, 주권자 시민의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자해행위가 될 수도 있다"며 "얻을 것은 없고 잃을 것만 한 보따리일 것이다. 그래서 경선연기는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 없다. 승리의 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