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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 적극적인 치료로 중증질환 막아야"

온종합병원, 세계 고혈압의 날 맞아 범시민 캠페인

"고혈압 환자, 적극적인 치료로 중증질환 막아야"


[파이낸셜뉴스] 오는 17일은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세계고혈압연맹이 지난 2005년부터 고혈압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만든 기념일이다. 고혈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를 예방, 관리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목적이다.

평소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자신이 고혈압인지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21년 세계 고혈압의 날을 맞아 부산시민들을 대상으로 '고혈압 관리를 위한 6대 생활 수칙 실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부산 온종합병원 심혈관센터(센터장 이현국·순환기내과 전문의)를 통해 고혈압에 대한 여러 궁금한 것들을 문답식으로 알아봤다.

-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혈압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 지난해 11월 6일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고혈압 팩트 시트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이거나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모두를 고혈압으로 조사했을 때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약 29%(1200만명)에 이른다.

- 혈압이 얼마나 높아야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하는지.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일 경우엔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간단한 피검사와 X-ray·심전도 검사를 통해 고혈압으로 인한 장기 손상의 정도를 개략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24시간 혈압측정을 통하여 실제 고혈압 기준에 들어가는지 알아볼 수도 있다. 비교적 젊은 사람에게 고혈압이 발생한 경우엔 원인을 찾기 위해 복부·컴퓨터단층촬영(CT)과 호르몬 검사를 병행하기도 한다.

- 고혈압을 방치하면 무슨 질병들이 생길 수 있습니까.

▲고혈압을 방치하면 몸의 여러 장기, 특히 심장과 뇌, 말초혈관, 신장, 눈 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심비대증이나 심부전, 협심증, 심근경색, 동맥경화증, 말초혈관질환, 뇌졸중, 신장 기능저하, 고혈압성 망막증 등이 이 고혈압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중증 질환들이다.

- 고혈압 약을 한 번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되도록 늦게 먹을수록 좋은지.

▲고혈압 약은 중독이 돼서 평생 먹게 되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 약의 효과가 하루나 이틀 정도까지 밖에 지속되지 않으므로 평생 먹어야 하는 것이다. 고혈압 약은 중독성이 없기 때문에 원하면 언제든지 끊을 수 있다. 다만 약 복용을 중단하게 되면 대부분 환자의 혈압이 약을 먹기 전 상태로 다시 되돌아가므로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혈압이 높음에도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약을 늦게 시작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은 최악의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 고혈압을 방치할 경우 여러 질병과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일단 진단 즉시 최대한 빨리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임상연구보고에 따르면 혈압이 140/90㎜Hg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130/85㎜Hg 미만의 혈압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2.6배나 높게 나왔다.

- 혈압 약을 먹으면 콩팥이 나빠진다고 하는데, 평생 먹어야 하는 혈압 약이 다른 장기에 얼마만큼 많은 부담을 주는가요.

▲ 모든 약은 간이나 콩팥을 거쳐서 대사되므로 간과 콩팥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빈도가 매우 드물고, 오히려 고혈압 약을 먹지 않음으로써 콩팥이 나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 고혈압약 중 일부는 통풍, 이상 지질혈증, 고혈당, 전해질 이상 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콩팥 기능을 더 떨어지게 할 수도 있지만 빈도가 매우 낮다.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환자의 콩팥 기능을 포함한 피검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면서 고혈압 환자에게 해당 약을 처방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시 말해 고혈압 약은 인체장기에 부작용을 끼치기 보다는, 오히려 장기를 보호하는 효과가 더 크다.

- 뭘 먹어야 고혈압이 좋아지나요?

▲건강한 식사습관, 운동, 금연, 절주 등과 같은 비 약물치료 또는 생활요법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뚜렷하므로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중요하다. 게다가 고혈압 전단계의 사람에게도 식사 습관이나 운동, 금연 등은 고혈압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

온종합병원 심혈관센터는 2021년 세계 고혈압의 날을 맞아 부산시민들을 대상으로 '고혈압 관리를 위한 6대 생활 수칙 실천 캠페인'을 권장하고 있다.

① 한국인은 하루 평균 약 10g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6g이하로 소금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김치찌개, 잠봉, 육개장, 젓갈, 라면, 마른안주 등은 특히 소금이 많기에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② 과일, 채소, 채식 위주의 식습관이 좋다.

③ 혈당을 빨리 올렸다 떨어지게 해서 폭식을 야기하는 정제 탄수화물(도넛, 과자, 과일주스, 흰빵, 시럽 등)을 피하고, 혈당을 서서히 올려서 포만감을 유지시켜주는 비정제 탄수화물(잡곡밥, 현미밥, 호밀빵, 고구마, 콩, 감자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④ 동맥경화증이나 뇌졸중, 비만을 야기하는 포화지방산(동물성 지방, 육류지방, 버터, 치즈, 마요네즈, 크림, 코코아, 라면, 가공기름 등)과 기름을 오랫동안 가열해 고체로 만든 트랜스지방산(마가린, 돈가스, 치킨, 케이크, 도넛, 튀김감자, 팝콘, 비스킷 등)은 피하자.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불포화지방산(두부, 콩, 견과류 및 청어, 연어. 고등어, 정어리, 송어 같은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은 자주 섭취하자.

⑤ 담배를 끊으라.

⑥ 과도한 술은 혈압을 상승시키고, 고혈압 약에 대한 저항성과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한 음주 시 맥주 1병, 와인 1잔, 정종 1잔, 위스키 2잔, 소주 2잔 이하로 마시도록 하라.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