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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온라인 성매매를 알선한 인물을 수사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아동과 합의를 종용했다며 시민단체가 해당 경찰관을 고발했다.
십대여성인권센터는 11일 서울 혜화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를 직무유기, 직권남용, 공용서류손상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피해 아동 B양은 지난해 12월 온라인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성매매 알선을 제안하고 회유, 위협, 강요를 통해 성매매를 응하도록 한 C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B양은 경찰에 C씨가 여러 차례 성매매를 알선한 뒤 돈을 빼앗고, 성폭력과 위치추적앱을 통해 감시하는 등 스토킹을 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고발장에 "혜화경찰서에서는 (B양이) 미성년자임을 확인하고 성착취 피해 정황을 인지했음에도 진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며 "담당 경찰관은 분리 등 피해자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피해자들과 성매매 알선 범죄자와의 합의를 종용했다"고 했다. 이어 "(이 경찰관은) C씨에게 돈을 갚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고, 다른 피해자가 제출한 고소장을 문서 파쇄기로 파기한 뒤 이들을 그냥 돌려보냈다"고 덧붙였다.
센터 측은 A씨가 B양의 피해 사실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피해 아동을 보호하지 않은 점 등은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고소·고발 취지로 "성매매 알선 피해 아동·청소년을 피해자로 보지 않는 수사기관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태도의 전형적인 예"라며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에 대한 적법하지 못한 경찰 수사 방식을 공론화해 수사 과정을 스스로 점검하고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게 하도록 고소·고발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고소·고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사건을 수사 관서를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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