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전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제시
신복지·신경제·국가책임제 등 '정책 선명성' 강화
문재인 정부 계승·호남 방문 등 '정치적 정체성' 강조
한길리서치 여론조사 11.7%→15.4%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신복지포럼 광주 출범식에서 정장 상의를 벗고 자신의 국가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들어서며 과감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 전 대표는 정책적·정치적 선명성을 더하며 '이낙연 세일즈'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간 집권여당 대표로 재임할 당시 언행을 절제해온 모습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는 우선 자신만의 국가 비전으로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발표하며 '신복지'·'신경제' 정책 발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자신의 싱크탱크인 '신복지 포럼'을 전국 단위로 출범시키며 전국 조직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무총리 시절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맞받아치며 '사이다 총리'라는 별칭을 얻었던 이 전 대표의 변화가 지지율 상승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변화는 지난 8일 열린 신복지포럼 광주 출범식에서도 발견됐다. 그는 기존의 강연 원고를 전날 새벽 전면 수정했다. 이 전 대표측에 따르면 당초 제시하려던 메시지에 선명성을 더하기 위해 이 전 대표가 직접 원고를 수정했다.
행사 당일 강연장에 오른 이 전 대표는 정장 상의를 벗고 마이크를 착용했다. 평소 그는 '정장 차림이 국민 앞에 서는 예의'라는 기조로 공식 석상에선 정장 착용을 고집해왔다. 하지만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설명하며 역동성과 생동성을 더하기 위해 셔츠 차림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 분노, 국민의 고통, 국민의 걱정을 덜어 드리기 위해 싸우겠다. 국민이 오늘을 덜 힘들어하고 내일을 덜 걱정하게 해드리기 위해 싸우겠다.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 매주 '이낙연표 국가비전'인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실현하기 위한 △신복지 △신경제(백신·디지털 ESG 3대 영역 육성) △국가책임제(청년 1인 가구) 관련 다양한 정책들을 직접 발표하고 있다.
정치적 선명성도 더하고 있다. 그는 4·7 재보선 이후 여권 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선 긋기' 움직임이 일었던 것과 반대로, 문재인 정권 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정치적 차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를 통해 "저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함께 짊어지면서 부족한 것, 혹시 잘못한 것은 고치고 새롭게 해야 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책이라는 것은 시대의 산물이다. 시대에 따라서 요구되는 것은 정책으로 반영돼야 한다"며 "포지티브 차별화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앞두고 광주에 상주하고 있는 이 전 대표는 매일 광주 민심을 청취하고 있다. 그는 오는 16일 '이낙연의 광주선언'을 발표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민주당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 잡기에도 나섰다. 호남 지역구 중진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지낸 이 전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앞두고 지난 13일부터 광주에 상주하며 민심을 경청하고 있다. 또 매일 아침 '5·18 민주묘지 묘비닦기'로 일정을 시작하며 진심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의 광주구상'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처럼 이 전 대표가 정책적·정치적 선명성을 더하며 변화를 꾀함에 따라, 대선 지지율 상승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실시한 5월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5.4%를 기록했다. 이는 4월 정기조사 당시 지지율 11.7% 대비 3.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측 관계자는 "국민의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국가비전으로 발표한 만큼,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이 전 대표의 실질적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사회 전반의 변화 속도까지 빨라지면서 불안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며 "삶을 불안해하는 국민에게 나라와 국가의 책임을 증명하기 위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8∼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한길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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