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백악관 직원들이 13일(현지시간) 로즈가든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백악관 직원 2명이 두통 등의 신체 이상을 겪는 이른바 '아바나 신드롬'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뉴스1
미국 백악관 직원 2명이 지난해 말 알 수 없는 질병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명은 백악관 출입구를 지나는 도중 이 증상을 겪었다.
백악관 인근에서 보고되고 있는 '아바나 신드롬'으로 부르는 미스테리 신드롬에 대해 미 정부가 추가 조사에 나섰다고 CNN이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여러 소식통들을 인용해 지난해 11월 국가안보위원회(NSC) 직원 2명이 이 미스테리 신드롬을 겪었다면서 1명은 대통령 선거 이튿날인 11월 4일, 또 다른 한명은 대선 수주일 뒤 증상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들이 겪은 증상은 이른바 '아바나 신드롬'으로 알려진 증상과 같다.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미 외교관, 정보원, 군인들 100여명이 이상한 느낌과 함께 신체적 이상 증상을 경험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미 정보당국은 아직 누가 이처럼 신경체계 증상 이상을 일으키는지, 아니면 이를 확실히 '공격'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증상을 겪은 NSC 직원은 무인 출입구를 통과하던 중에 증상이 나타났다. 그는 이후 두통, 불면증에 시달렸고, 1주일 뒤 증상이 사라졌다.
두번째 직원은 이전에는 보도되지 않았던 경우로 역시 출입구 통과 중 처음 증상이 나타났다. 첫번째 직원보다 증상이 심해 즉각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였다.
이전에는 해외 주둔 미 대사관 등에서 보고됐던 이 아바나 신드롬은 이제는 지난해 버지니아 북부 지역을 비롯해 미국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당국이 조사에 착수한지 5년째이지만 이들은 쿠바부터 시작해 러시아,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미 외교관들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겪은 이상 증상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 신드롬을 겪은 미 정부 직원 가운데 일부는 만성 두통에 시달리고 있고, 일부는 뇌손상을 입기도 했다.
이들은 갑작스런 현기증, 두통, 뇌압 증가 등을 호소하기도 했고, 때로는 코를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고 보고했다. 어떤 이들은 그저 방을 옮기기만 해도 증상이 사라졌다면서 그러나 다시 이전 자리로 돌아오면 증상이 재발한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따르면 의심 사례는 전세계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지난 5년간 13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불과 2주 전에도 이 증상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의회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미 정보기구를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11일 성명에서 "이들 사건의 원인과 그 배후를 규명하고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한 조처를 강화화겠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빌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아예 일일 보고사항으로 아바나 신드롬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아바나 신드롬 자체가 규명되기 어렵다고 미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같은 신드롬이라고 부르려면 증상들이 같아야 하지만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서로 다른 증상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증상부터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에 이르기까지 제각각이다.
이때문에 과학자들, 공학자들, 의사들은 이 모든 사건들을 묶어서 조사할 경우 동일한 단일 원인으로 귀결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증거도 없어 사건 원인 규명이 어렵다고 CNN은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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