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검찰이 직접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LH 주요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관련자들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19일 본지 취재 결과 일부 일선 검찰청에 LH 투기 의혹을 직접 수사해달라는 진정서가 여러 건 접수된 상황이다. 앞서 검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LH 수사에서 측면 지원에 그쳐왔다.
그러나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분위기와 LH 사태가 6대 범죄라는 내부 판단으로 인해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따르면 6대 범죄 중 하나인 경제범죄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재·증재·알선수재 혐의나 5억원 이상의 사기·횡령·배임 혐의 등은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
현재 검찰은 전·현직 LH 직원들의 유착 의혹을 규명하는 데 무게를 두는 상황이다.
이같은 일환으로 검찰은 지난 11일 LH 사무실과 송파구 건축사무소 등 10여곳을 전격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건축사무소들이 LH 출신 전관을 영입해 경기 동탄신도시 등 LH가 발주한 일감을 수주받는 과정에서 불법 유착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동탄2신도시 백화점 사업자 입찰에 참여한 롯데쇼핑컨소시엄이 다른 업체보다 적은 가격을 적어내고도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에 LH 출신 전관들이 설립한 설계회사와의 유착이 있었다는 의혹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확보한 압수물 분석과 디지털 포렌식(휴대폰 및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련 작업들이 끝나는대로 LH 관련자들을 소환해 사실관계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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