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임태훈에 '성정체성 혼란' 발언한 김성태…법원 "명예훼손 아냐"

임태훈에 '성정체성 혼란' 발언한 김성태…법원 "명예훼손 아냐"
/사진=뉴시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자신을 '성(性)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자'라고 표현한 김성태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을 상대로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나 기각됐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22단독 황순교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김 전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임 소장) 청구기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 의장이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책 회의에서 군인권센터와 현 정권의 유착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이와 특별한 관련성이 없어보이는 임 소장의 개인적인 성적 지향이나 과거 전력을 결부시킨 건 매우 부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는 전체적인 의미나 전후 맥락에 비춰볼때 병역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은 군 개혁을 주도할 자격이 없다거나 대다수 군인들이 그와 같은 사람에 의해 주도되는 군 개혁을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가치판단을 표명한 것일 뿐 사실 적시라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자'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사실 적시 부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실들은 이미 널리 알려졌기에 따로 명예가 훼손됐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의 '화면에 비춰진 화장 많이 한 그 모습, 또 그런 전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표현에 관해서는 "인신공격적 성격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부적절해 보이기는 하나 발언의 전후맥락에 비추어 보면 이 또한 임 소장이 군 개혁을 주도하는 듯한 상황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부정확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표현은 있기 마련이나 모두에 대해 무거운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며 "표현의 자유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생존에 숨 쉴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지난 2018년 7월 자유한국당 원내비상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임 소장이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해 복역한 것을 언급한 뒤 "이 분은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는 분. 이 분이 군 개혁을 주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화면에 비춰진 화장 많이 한 모습, 또 그런 전력을 가진 사람의 말이 시민단체의 목소리로 대변되는 듯한 이 상황이 맞는 것인지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정치인들은 국회에만 들어가면 혐오발언을 해도 괜찮고,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혐오발언을 들어도 법의 조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인가"라며 반발했다.

센터는 "혐오 표현에 대처하는 법원의 실망스러운 판결을 엄중히 규탄하며 앞으로도 소수자 혐오에 기생하며 정치 생명을 연명해보려는 정치인들에게 단호히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