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직업연구하며 신직업 발굴
"코로나 이후 VR·AR 등 전망 좋아 콘텐츠 IP 중요해져 일자리 늘것"
"직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직업이 있다는 것에 놀라는 분도 있습니다. 아직 국내 직업연구 인프라는 미흡하죠. 산업을 연구하는 산업연구원이 있듯 '직업연구원'도 필요합니다."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사진)은 20일 "직업정보는 진로 설계의 핵심"이라면서 "올바른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직업연구'라는 분야가 생소하다. 20여년 전에 비하면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직업연구에 대한 국내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고용정보원에서도 직업연구 인력은 10명 정도에 불과하다.
직업연구계의 23년차 베테랑인 김 연구위원은 직업사전, 직업전망 등 직업 관련 정보서 개발과 미래 신직업 발굴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정보기술(IT)이 확산하면서 직업세계가 더욱 급변하고 있다"며 "어떤 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인지, 요구하는 역량이 무엇인지 등을 알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업세계도 제조, 건설, 문화예술, ICT 등 분야별로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직업을 조사하는 전문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의 유망 직업을 엿보려면 먼저 우리나라보다 선진화된 국가의 직업을 살펴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예를 들어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된 일본의 경우 관련 직업이 많이 생겼다"며 "한국과 환경이 유사한 국가의 직업을 분석해 우리나라 현실에 맞춰 어떻게 구조화할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없던 직업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문 일"이라면서 "소비자의 욕구가 세분화되면서 기존 직업에서 파생되는 직업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미래 직업의 모습도 바꿨다. 온라인, 비대면경제 확산과 4차 산업혁명이 맞물렸다. 김 연구위원은 "앞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될 확률이 높다"면서 "맞춤형 정보 제공을 위해서는 기술 습득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각광받을 직업으로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전문가, AI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등을 꼽았다. 콘텐츠의 지적재산권(IP)이 매우 중요해지면서 관련 일자리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은퇴 세대의 경우 신기술을 익히기가 쉽지 않다.
김 연구위원은 "개인의 축적된 경험과 지식, 여건에 따라 선택할 직업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산림치유사, 노년 플래너, 웰다잉 강사, 목공, 도시농부, 치유농장관리자, 반려동물관리사 등을 추천했다.
앞으로는 빅데이터인 구인공고를 수집·분석해 직업과 연결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변화하는 세계에서 국민들이 행복한 직업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다 발전적인 직업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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