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부족으로 고심하고 있는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및 자동차 업체를 소집한 회의에서 자동차 업체만 특별대우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다른 업종들 역시 반도체 부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반도체 업체와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 업체, 구글과 아마존 등 기타 IT 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화상 회의를 열었다. 앞서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에도 반도체 업체 및 관련 업체를 초청해 반도체 문제를 논의했지만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러몬도는 이날 회의에서 자동차 기업들이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허덕이고 있으나 다른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업계를 도울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도, 다른 칩 사용자들보다 자동차 업계를 우선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자기기 및 의료기기 제조업체들도 칩 부족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그러한 접근법(자동차 업계 우선 지원)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IT 기기 수요가 늘고 전기차 전환 등 자동차 업계의 혁신이 빨라지면서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다.
미 자동차 업계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가 없어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포드는 전날에도 북미 8개 공장 생산을 중단하거나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자동차정책위원회(AAPC)의 맷 블런트 회장은 "모든 산업이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반도체를 가지도록 하는 목표를 확고히 지지하지만, 자동차 부문에 우선권을 주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업계는 완성차 기업들이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게리 셔피로 소비자기술협회(CTA) 최고경영자(CEO)는 "칩 부족은 PC, 모바일 기기에서 자동차 오디오 제조업체까지 광범위한 소비자 기술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러몬도는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제조업 지원책을 의회가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단기적인 경색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보 공유를 늘리는 데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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