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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상속인 보호 위한 입법개선 필요"

바른 상속신탁연구회, ‘특별한정승인 제척기간에 관한 판단 기준’ 주제 세미나 개최
대법 전합 판결 논의 충분히 검토해 개선입법 구체적 마련 기대

 

"미성년 상속인 보호 위한 입법개선 필요"
서울 강남구 바른빌딩에서 열린 ‘제69회 상속신탁연구회 세미나’ 진행 모습


[파이낸셜뉴스] 현행 민법 해석상 미성년 상속인이 성년이 됐다면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대법원 다수의견은 타당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미성년 상속인을 예기치 못한 상속채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개선입법이 촉구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바른 이재원(변호사시험 5기) 변호사는 지난 20일 열린 제69회 상속신탁연구회 세미나에서 ‘특별한정승인 제척기간에 관한 판단 기준’을 주제로 지난해 11월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평석을 진행했다.

발표자로 나선 이 변호사는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제척기간을 도과한 후에 성년이 된 상속인이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는 해석론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우나 입법론적 해결이 필요하다”며 “해석상으로는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을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의 요건 인식과 제척기간 도과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법률의 특별한 규정 없이 성년이 된 상속인이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미성년 상속인이 법정대리인의 무지 또는 과오 등으로 인해 독립된 경제활동을 하기도 전에 불의의 상속채무를 떠안게 되는 상황을 구제할 필요성이 높은 만큼 입법적 개선이 필요해 이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 다룬 사건은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내려진 사건으로, 상속채권자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약속어음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 확정판결에 의해 집행권원을 확보한 이후, 미성년 자녀가 성년에 이르게 되자 특별한정승인 신고를 해 이를 수리하는 심판을 받아 이를 기초로 위 상속채권자를 상대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대리행위는 직접 본인에 대해 효력이 생기고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었던 종래의 제척기간이 지난 후에 성년이 된 상속인이 다시 새로운 제척기간을 부여 받아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권리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해 마련된 제척기간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다고 봤다.
현행 민법의 해석상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이미 상속채무의 존재를 알고 있어 제척기간을 도과했다면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러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세미나는 △민법상 상속에 관한 특별한정승인 규정의 취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 및 반대의견의 논의 △개선입법의 필요성과 방안에 관해 다뤘다.

바른 상속신탁연구회는 2012년 발족된 국내 로펌 유일의 상속 신탁 연구모임으로 가사·상속, 신탁, 가업승계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며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