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로고 그래픽. 로이터뉴스1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독립영화를 살리는 구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 상업영화에 비해 대규모 관객을 끌어들이기 어려운 독립영화들은 극장 상영관을 구하기도 어렵고, 막상 구해도 순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지만 온라인 스트리밍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객들이 안방극장 경험을 하며 장단점을 파악한 터라 저예산 영화들이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누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이하 현지시간) 에머럴드 페넬 감독에게 아카데미 각본상을 안겨준 영화 '유망한 젊은 여자(프라미싱 영 우먼·Promising Young Woman)'가 영화관 개봉으로 쓴 맛을 봤지만 온라인에서 실패를 만회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의 이 영화는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 계획은 지난해 4월 17일 영화관에 개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상영이 취소됐고, 마침내 계획보다 8개월이나 뒤인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영화관에 걸렸다.
이 영화는 영화관 상영으로 133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보잘것 없는 액수지만 올해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이었다.
페넬 감독의 이 영화는 각본상, 작품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편집상 등 5개 부문 후보로 올라, 이 가운데 각본상을 수상했다.
영화관 상영이 시작된지 약 20일 뒤인 올 1월 15일 이 영화는 프리미엄 주문형비디오(PVOD)를 통해 가정에서 대여해 볼 수 있게 됐고, 이와 동시에 아마존 프라임, 스카이 나우, 애플 아이튠스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정액제 회원들이 20달러를 추가하면 이 영화를 볼 수 있다.
컴캐스트 산하 NBC유니버설의 독립영화 스튜디오 포커스피쳐스 경영진은 '유망한 젊은 여자'가 개봉 이후 거친 경험들은 앞으로 독립영화들이 어떤 길을 가야할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팬데믹 이후 400억달러 규모의 미 영화관 상영의 미래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포커스피처스 회장 피터 쿠조스키는 "(유니버설 픽처스 회장) 도나 (랭리)가 말그대로 이 팬데믹으로 봉쇄가 이뤄진 첫 날 PVOD로 바로 갈 것이라고 결정했고, 1주일 뒤에는 PVOD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쿠조스키는 랭리 회장이 그저 영화뿐만 아니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 전체가 호기를 맞았다는 확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팬데믹 초기에는 PVOD와 온라인 스트리밍이 영화를 보기 위한 필수조건이었지만 이제는 영화관이 다시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영화 상영은 이제 2가지 서로 다른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초대형 예산이 투입되는 헐리웃 블록버스트 영화들은 팬데믹이 가라앉으면 이전처럼 우선 영화관에 먼저 계속해서 상영될 전망이다. 비록 이전보다 상영기간은 짧아지겠지만 영화관 상영 뒤 온라인이나 PVOD로 이동하는 흐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안방극장 수입만으로는 비용을 만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영화관 90일 상영 뒤 PVOD로 가던 것을 앞으로 45일 상영 뒤로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저예산 영화, 독립영화들은 손익분기점이 수억달러 수준이 아니어서 극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안방극장으로 직행해도 큰 문제가 없다. 아마도 영화관 상영 수일 뒤 곧바로 PVOD를 통해 안방극장행을 타는 흐름이 자리잡을 전망이다.
페넬 감독은 영화 뿐만 아니라 웨스트엔드 뮤지컬부터 TV, 영화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미디어 프로젝트가 이제는 온라인 스트리밍을 서비스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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