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일본 여행 금지' 최고 단계로 상향
3중고...코로나 재확산·日 반대 여론·불참 도미노 우려
지난 달 스가, 바이든 정상회담 퇴색
애매했던 美 결국, 올림픽 취소 분위기 조성하나
올림픽 반대 日여론 "차라리 잘 됐다"
지난 달 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당시 미국 측은 공동성명에 도쿄올림픽에 대해 "올림픽 개최를 위한 스가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애매한 입장을 취했었다. 로이터 뉴스1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강규민 기자】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에도 도쿄올림픽(7월 23일 개막 예정)강행을 외치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가 '미국의 불참 가능성'이란 최대 복병을 만났다. 미국이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는 일본에 대해 자국 여행 경보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 권고를 발동한 것이다. 코로나 재확산 리스크와 여론의 반대에 더해, 미국은 물론, 여타 국가들의 올림픽 불참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개막까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도쿄올림픽이 '삼중고'에 놓였다.
25일 교도통신은 미 국무부가 일본에 대한 여행 경보를 3단계인 여행재고에서 4단계인 여행금지로 상향조정한 사실을 전하며,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미국이 선수단을 파견할지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 홈페이지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 때문에 일본에 대해 4단계 여행 경보를 내렸다"며 "이는 코로나 확산 상황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여행 경보는 △일반적 사전주의 △강화된 주의 △ 여행 재고 △여행 금지 등 4단계로 구분되며, 여행 금지가 최고 단계다.
지난 9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테스트 대회 모습. 로이터 뉴스1
도쿄도청에 걸린 도쿄올림픽 2020 마크. 로이터 뉴스1
일본의 스포츠 매체인 도쿄스포츠는 일본 여행 금지 권고에 대해 "미국 선수단의 도쿄 올림픽 불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나왔다"며 "스포츠 대국인 미국 선수단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게 되면 동조하는 타국 선수단이 이를 따르는 사례도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지난 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올림픽 협조 요청을 한 것도 무색하게 됐다. 당시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 개최의 '보증 수표'나 다름없는 미국의 선수단 파견 방침을 확약받고 싶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올림픽 개최를 지지한다"가 아닌,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한 스가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애매한 입장을 취했었다.
올 여름 도쿄올림픽 개최에 부정적 입장이 큰 일본 사회는 미국의 이번 조치를 되레 반색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네티즌들은 "코로나 확산이 우려됐는데 차라리 잘 됐다" "미국이 일본에 올림픽을 하지 말라는 최후 통첩을 한 것" "일본이 스스로 결정내릴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이 도와준 것"등의 반응을 내놨다. 최근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3%가 도쿄올림픽 개최 취소, 재연기를 주장했다.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도 63%가 올림픽 개최를 반대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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