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온라인 분향소 마련
“책임자 사과하고, 진상규명하라”
강릉원주대에 임시 분향소 마련
국립 강릉원주대학교에 설치된 고 이선호씨 임시 분향소 / 사진=강릉원주대 총학생회 비대위
국립 강릉원주대학교에 설치된 고 이선호씨 임시 분향소 / 사진=강릉원주대 총학생회 비대위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2일 평택항에서 300㎏ 화물 컨테이너 날개에 목숨을 잃은 23살 이선호씨가 우리 곁을 떠난 지 한 달이 넘은 가운데, 선호씨가 다녔던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및 온라인 공간에 별도의 분향소가 설치됐다. 대학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이선호 학우를 기억하고 애도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27일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선호씨를 추모하기 위한 온라인 분향소가 열렸다. 해당 사이트에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화면, 비대위 측 추모글, 추모 게시판 등이 올라있다.
‘나는 너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추모글에는 비대위 및 선호씨 학우들의 눈물이 글로 바뀌어 담겼다. 제목은 황망한 죽음을 맞은 친구를 심적으로 떠나보내기 힘들다는 비통함과 진상 규명 없이 마음 편하게 그를 보낼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가 섞여 표현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위는 “자연과학대학 수학과 17학번 이선호 학우의 명복을 빌고, 상심에 빠진 유가족께도 위로를 전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4월 22일 평택항에서 발생한 컨테이너 깔림 사고로 아직 꽃피우지 못한 젊은 청춘이 목숨을 잃는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다”며 “안전 교육의 미비, 수칙 위반 등에 따른 산업재해는 한 여름 태양처럼 빛날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한 이선호 학우를 덮쳐 끝내 죽음으로 이끌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사회는 슬픔이 채 가시기 전 남겨진 유가족들을 차갑고 냉정하게 대했다. 직접 지시를 내린 책임자는 지금까지도 사과하지 않고 있으며 매년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의한 사망사고인 만큼 언론은 무관심했다”고 토로했다. “원청업체는 사람들 이목이 쏠리기 전까지 계산기 숫자놀음에 애도는커녕 유가족들을 방치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비대위가 요구한 건 책임자의 유가족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수사기관의 진상 규명이었다. 또 추후 이 같은 산업재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를 향해서도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강릉원주대에는 온라인 추모 공간과 별도로 지난 18일 학생회관 앞에 임시 분향소가 설치됐다.
총학생회 구성원들은 연이어 이곳을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앞서 17일에는 선호씨가 숨을 거뒀던 평택항 부두에 시민 분향소가 마련됐다. 당시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 대책위원회’ 등 단체는 “이선호군의 사망은 우발적 사고가 아닌 기업 살인”이라며 “중대 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업무에 일용직을 채용하고 안전수칙 점검 없이 최소한의 인력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것은 곧 산재 살인을 예고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고 이선호씨 추모글 전문 / 사진=강릉원주대 총학생회 비대위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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