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논란' 이후 추가 기소 사건서도 무죄
재판부 "원심 정당...속였다 보기 어려워"
조영남 "현대미술 살아있음을 증명해 기뻐"
가수 조영남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그림 대작' 추가 기소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조수의 도움으로 완성한 그림을 자신의 것처럼 속여 판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가수 조영남씨(77)가 유사한 사건의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박노수 부장판사)는 28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림을 그렸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피고인의 친작인지, 보조자를 사용해 제작했는지 여부를 고지하지 않았다고 해서 피해자를 속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결과 같이 미술작품 거래를 할 경우 친작·대작인지 여부는 인지도와 독창성, 가격 희소성 등 구매자를 결정하는 제반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구매자마다 고려하는 사정이 다양해 필요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나아가 피해자는 그림이 ‘조영남 작품’으로 인정되는 상황에서 구입했다. 기망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이 끝난 뒤 조씨는 재판부에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법정을 나섰다. 조씨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나라 현대미술이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일부분이라도 증명해 뿌듯하다”며 “세계 최초의 사건인데 명쾌하게 끝나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상고를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조씨는 “(상고하면) 난 고맙다. 현대미술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또 한 번 대결을 해봐야 겠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지난 2011년 9월 그림 ‘호밀밭의 파수꾼’을 자신이 직접 그린 것처럼 속여 A씨에게 팔아 8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2015년에도 기소됐는데, 대작화가 송모씨 등에게 주문한 그림을 수정한 뒤 되팔아 1억5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해당 사건의 1심은 조씨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조씨 아이디어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지난해 6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은 "미술 작품이 제3자의 보조를 받아 완성된 것인지 여부는 구매자에게 필요한 정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은 사기죄의 기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기소했는데 미술 작품의 저작자가 누구인지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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