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같이 산 동거녀 잔혹하게 살해
이유는 방탕한 생활 잔소리 때문
울산지법 재판부 "참회 없고 죄질 극히 나빠"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도박빚 문제를 질책하며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15년이나 함께 산 동거녀를 흉기로 살해하고, 사체를 잔혹하게 훼손해 유기한 60대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황운서 부장판사)는 2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60)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15년간 살면서 무절제하고 방탕한 생활을 했다"며 "그런 피고인을 때로는 질책하고, 때로는 다독이며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 온 피해자를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잔인하게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해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과 공포를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후 노래방 등에서 유흥을 즐기고, 검거 후 범행을 부인하는 등 참회의 뜻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극히 좋지 않다"며 "다만 범행이 계획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사이코패스의 전형이라며 A씨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피해자를 살해 후 사체를 잔혹하게 훼손한 데 이어 유기하고 불을 지르는 인간의 행동으로 볼 수 없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지난 1994년에도 여성을 숨지게 해 상해치사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재범 우려가 높아 피고인에 대한 사형과 함께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 30년을 구형해 달라"고 재판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경남 양산시 자신의 거주지에서 사실혼 배우자인 B씨와 도박빚 등의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주거지 인근의 폐 교회 빈터와 배수로에 나눠 버리고, 유기한 시신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A씨는 경찰에 긴급 체포된 뒤에도 동거녀가 말다툼 후 집을 나갔고 그 이후의 행적은 전혀 모른다며 범행을 부인해 왔다. 그러다 경찰이 범행 현장에서 여행용 가방을 들고 이동하는 장면이 기록된 CCTV를 포착해 추궁하자 범행을 시인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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