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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 친구측 두번째 입장문 "11시14분부터 8시간 블랙아웃"

22쪽 분량.. 여러 의혹에 대한 반박 입장문
"법무법인, A씨 측 확인 없는 독자적 해명"

손정민 친구측 두번째 입장문 "11시14분부터 8시간 블랙아웃"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故 손정민씨 추모 공간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강공원에서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다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22) 사건 관련 실종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 A씨 측이 두 번째 입장문을 내며 제기된 의혹에 반박했다.

A씨 측 법률대리인 정병원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변호사는 29일 "근거 없는 의혹과 허위사실로 A군 측이 입고 있는 정신적인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 또 다른 유언비어가 양산되면서 일부 잘못된 부분과 몇 가지 의혹들에 대해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은 22쪽 분량으로, A씨 측의 입장은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 원앤파트너스가 독자적으로 해명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생활방식의 차이 근거 의혹제기 부당”
정 변호사는 "A씨가 기억이 소실된 시점(블랙아웃)은 지난달 24일 오후 11시14분경"이라며 다음날 오전 6시10분 귀가할 때까지 기억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군이 겪은 기억장애 및 만취상태에서의 움직임 등이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블랙아웃된 시점은 고인을 만나 술을 산 후 한강공원에서 자리를 잡고 새로 술을 마시기 시작한 시점(11시14분쯤) 이후"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등에 관해서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손씨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돼 있으니, 이 내용이 공개되면 오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손씨 유족 측이 티셔츠와 신발이 젖은 것 같다고 주장하는 의혹에 대해 정 변호사는 "신발과 티셔츠는 젖어있으나, 반바지는 젖지 않았다는 것이 되는데, 이런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다"라고 반박했다. 경찰이 앞서 발표한 택시기사의 진술에 따르면 A씨가 탑승한 뒤 운행종료 후 확인 한 차량 뒷좌석은 젖어있지 않았다.

또 손씨 유족 측이 A씨가 티셔츠를 버린 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자 신발을 버린 이유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티셔츠는 2장에 만원 정도 하는 것으로 오래 입어 낡은 상태에서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버린 것"이며 "당시의 동석자와 A씨가 매우 오랜 기간 알아 왔던 친숙한 관계로 낡은 신발을 신었다는 것에 어떤 이상한 점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강남의 부유한 집이라고 해서 토사물이 좀 묻었다고 세탁조차 하지 않고 옷과 신발을 쉽게 버리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각자의 생활 방식의 차이가 의혹의 원인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손정민 친구측 두번째 입장문 "11시14분부터 8시간 블랙아웃"
한원횡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한강 대학생 사망사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근거없는 억측..A군에 낙인 우려” 자제 당부
유족 측이 A씨가 경찰수사에 비협조적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조사 시간을 변경해달라는 요구 한번 하지 않고 일체 응해 왔다"며 “A군과 A군의 부모가 거듭 받은 참고인 조사, 최면 조사, 프로파일러 면담 등은 참고인에 대한 조사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사실관계 확인이 끝난 후에도 떠도는 각종 루머 및 의혹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이뤄진 것은 더더욱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유족은 이미 경찰에 같은 내용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요청해왔고, 경찰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수사했다"며 "자칫 A군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고 또 다른 오해가 생길 수 있어 변호인으로서는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와 A씨의 가족에 대한 조사는 경찰 발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매우 철저하게 이뤄졌다.
객관적인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유족이 '각 증인의 증언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반박했다.

정 변호사는 아울러 A씨에 대한 근거없는 억측과 의혹 제기가 A씨 측에 낙인이 될 수 있는 점을 들어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 변호사는 "위법행위들을 멈춰 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인터넷에 올려놓은 허위사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 모욕, 신상정보 등과 관련한 글을 모두 삭제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