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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변이 바이러스 검출...인도·영국 변이 혼종

[파이낸셜뉴스]
베트남 변이 바이러스 검출...인도·영국 변이 혼종
베트남 하노이의 한 지방선거 투표장에서 23일(현지시간) 간호사가 투표장에 들어오는 이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베트남은 성공적인 방역 모범국가였지만 최근 수주일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베트남에서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인도와 영국 변이 바이러스의 혼종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국적 대기업들의 공장이 몰려있는 지역에서 특히 변종에 따른 감염 확산세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29일(이하 현지시간) 베트남 보건부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롱 응우옌 탄 베트남 보건장관은 과학자들이 최근 코로나19 감염 환자들에게서 채취한 검체를 유전분석한 결과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실험실 연구 결과 새 변이 바이러스는 다른 변종보다 감염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변이는 흔한 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2019년 중국에서 첫 검출된 이후 재생산 과정에서 숱한 돌연변이가 일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가운데 영국과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종'으로 분류해 다른 변이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변이로 구분짓고 있다.

롱 장관은 베트남 변이 바이러스가 최근 베트남의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을 부른 배경으로 보인다면서 베트남 63개 지역 가운데 30곳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베트남은 팬데믹 초기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성공한 모범국가로 분류돼 왔다. 지난해 이후 이달 초까지만 해도 확진자 수는 31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사망자 수도 35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수주일간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 3500여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고, 12명은 사망했다. 이로 인해 총 사망자 수가 47명으로 늘었다.

특히 새 변이 바이러스에 따른 감염확산이 급격한 지역 2곳은 삼성전자, 캐논, 애플 제품 조립 업체인 룩스셰어 등의 공장이 밀집해 있는 박닌과 박장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곳에서는 수십만명이 이들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당국의 엄격한 방역규정에도 불구하고 박장의 한 업체에서는 직원 4800명 가운데 20%가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또 인구 900만의 베트남 최대 도시 호치민(옛 사이공)에서는 한 개신교 교회에서 최소 85명이 확진자로 분류됐다. 마스크를 비롯한 적절한 방역대책 없이 서로 가까이 앉아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면서 교회 안에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됐다.

베트남 정부는 호치민 교회 대량 감염 이후 전국의 종교행사를 모두 금지시켰다.

또 대도시에서는 대규모 모임도 금지됐고, 공공주차장과 술집·대면 식당, 클럽, 스파 등의 비필수 사업장들이 폐쇄됐다.

베트남의 백신 접종 속도는 더디다. 지금까지 100만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을 뿐이다.

접종에 속도를 내려해도 백신이 부족하다.

다만 올 하반기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당국은 최근 화이자 백신 3000만회분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올 하반기에는 베트남에 인도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아울러 베트남 전체 인구 9600만명의 80%에 접종이 가능한 백신물량을 공급받기 위해 모더나와 협상 중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