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에 트럭운전사 부족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2월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미국으로 들어가기 위해 트럭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이 심각한 트럭 운전사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면서 택배 수요가 크게 늘어나 트럭 운전사 수요 자체가 급증한데다. 백신 접종 뒤 경기회복세에 탄력이 붙어 공급망 물류 역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택배에 운전사들이 몰리면서 장거리 트럭 운전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이때문에 장거리 트럭운전사들의 임금이 오르고 있지만 트럭 운전사 품귀 현상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CNN비즈니스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산업 물류의 핵심인 장거리 대형트럭 운전사들을 구하는데 업체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금 상승은 별 도움이 안되고 있다.
장거리 대형 트럭을 운용하는 물류업체들의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돼버렸다. 택배 운전자들을 불러들이는 유인으로 작용하기보다 다른 업체의 장거리 트럭운전사들을 끌어들이는 자석이 되고 있다.
서로 임금을 높이다보니 트럭 운전사들이 이 업체 저 업체 옮겨다니는 이직만 심화시켰다.
장거리 대형 트레일러 트럭 업체들의 트럭 운전사 이직률은 95%에 육박하고 있다.
미 산업군 가운데 구인난이 가장 심각한 분야가 트럭물류업체들이다.
올해 47세의 트럭 운전자 대니얼 월튼은 임금이 올라서 기쁘기는 하지만 자신 역시 잃어버릴지도 모를 기회를 찾아 계속 두리번거린다면서 다른 업체가 더 높은 급여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가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늘 이직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주변에서도 한 친구는 월마트로, 다른 친구는 페덱스로 자리를 옮겼다고 말했다. 월마트나 페덱스 모두 대형 장거리 트럭 운전에 비해 정기노선을 따라 움직이고, 정상적인 출퇴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트럭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직장이다.
출퇴근이 가능한 업체들에 운전자들을 빼앗기자 트럭 업체들은 임금을 올리고 있다.
위스컨신주의 트럭업체 로엘트랜스포트는 지난주 올들어 2번째로 임금을 인상했다.
또 다른 트럭업체 CR잉글랜드는 지난달 임금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3년새 3번째였다. 3년 전인 2018년에 비해 임금을 50% 끌어올렸다.
그러나 운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임금 인상이 되레 공급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럭 운전사들이 급여가 오르면 일을 더 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만큼 일해 소득을 끌어올리기보다 더 높아진 시급을 바탕으로 이전보다 더 적게 일하고, 이전과 비슷한 급여를 타가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월튼은 운전자들 가운데 시급이 오르면 일을 줄이는 이들이 있다면서 "아이가 어린 경우 일을 줄인다"고 말했다.
오른 시급 덕에 집에서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트럭업체들은 운전자를 구하기 어려운데다 임금이 계속 올라 비용을 화물 발주 업체들에 전가하고 있다.
트럭운전자 구인난이 전반적인 산업 비용 상승을 부르고 이로 인해 물가가 들썩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